여여히 흐르는 강 한 구석
물 한 자락 수초에 걸려있다
무심할 일이다
옆구리에 걸리는 질긴 기억 한 줄기
저 혼자 아프도록 눈 질끈 감고
멀리 돌아갈 일이다
뒤돌아가는 발걸음 기어이 휘감고
꺼이꺼이 무너져도
워워 뿌리치며 갈 일이다
세찬 열정의 회오리 와락 끌어들여도
공손히 손 내젓고 고개 돌려 갈 일이다
무성한 기억 머리 풀고 춤을 추며
정말 아주 잠깐만이라고 속삭여도
못 들은 척 흘러갈 일이다
고인 강물 위에
네 곁에서 맴돌다
맘 묶여 넘어진 그림자 하나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