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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Feb 23. 2019

한강에서

여여히 흐르는 강 한 구석

물 한 자락 수초에 걸려있다


무심할 일이다

옆구리에 걸리는 질긴 기억 한 줄기

저 혼자 아프도록 눈 질끈 감고

멀리 돌아갈 일이다


뒤돌아가는 발걸음 기어이 휘감고

꺼이꺼이 무너져도

워워 뿌리치며 갈 일이다


세찬 열정의 회오리 와락 끌어들여도

공손히 손 내젓고 고개 돌려 갈 일이다

무성한 기억 머리 풀고 춤을 추며

정말 아주 잠깐만이라고 속삭여도

못 들은 척 흘러갈 일이다


고인 강물 위에

네 곁에서 맴돌다

묶여 넘어진 그림자 하나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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