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여섯 살 두 딸아이
가장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혀
바닷가까지 갈 차비만 넣고 떠난
젊은 우리 어머니 마지막 소풍
너희를 세상으로 부른 죄
다음 생에 꼭 갚으리라
목쯤에 걸린 참회 알 리가 없는
여섯 살 우리 언니
소풍 간다, 소풍 간다, 엄마랑 소풍 간다
팔짝팔짝 뛰고
뭐든지 언니만 따라 하던
나도 까르르 넘어가고
너무 흥겨운 행차에
차마 끝까지 가지 못하고
바닷가 전 정거장에서 내려
하염없이 걸어 돌아온
눈깔사탕도 솜사탕도 없던 소풍
살림 피어, 소풍마다
이것저것 싸주며 맘 달랬어도
끝내 어머니 가슴에서 지워지지 못한
내 첫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