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라는 말이 표준어라는 데 영 불만이 많은 일인이다. 그렇게 정한 이유야 충분하겠지만, 국민정서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자장면> 해프닝을 기억하시는지. 맞춤법 개정 후 방송에서 그렇게 돈을 많이 들여서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라고 선전했어도 결국 <짜장면>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 짜장면이 되지 않았던가.
물론 중국어 발음으로는 자장면이 더 가깝다는 거야 내가 직업상 누구보다 더 잘 알지만, 그래도 우리가 쓰는 말은 중국어랑 똑같아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정서에 이미 짜장면이면 짜장면인 거지, 갑자기 자장면이 뭔가. 돈가스도 그렇다. 돈가스라고 발음하면 내 느낌엔 영 <돌아버린 가스> 같다. 하여간... (내 느낌엔 일이 년 안에 분명 도로 <돈까스>로 돌아올 것 같다, 아니 혹시 경음화되는 건가? 돈가스라고 쓰기만 하고 돈까스라고 읽어야 되는 걸까? 그렇다면 불만 없다^^.)
첫사랑과 연관된 음식을 가지고 계신지? 내게는 돈가스가 그렇다. 대학 시절이었는데 과사람들이랑 같이 우르르 분식점으로 몰려간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메뉴가 나왔는데, 그중 돈가스에 소스가 너무 치사하게 올려져 있었다. 보통은 소스가 듬뿍 돈가스를 덮고 있는데, 그날은 돈가스 위에 소스가 동그랗게 얹혀있는 모양새였다. 그때 그 사람이 <얼라가 똥 싸논 거 같다>고 말했는데, 그 기억이 오래 남았다. 시로 쓴 게 있어서 아래에 옮겨온다.
첫사랑을 하시는지? 되도록 잘 되시길 바란다. 주위를 보면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들은 주로 행복하게 사는 듯했다. 괴롭고 슬픈 첫사랑을 하시는지? 얼른 털어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