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by 이형란

술병에 술을 남겨야 양반이라는 A와

술병은 비워야 맛이라는 B,

술병에는 별 관심없는 내가 술을 마셨다


한두 잔 남기고 A가 일어나자고 운을 떼면

B가 소리없이 남은 술을 털어넣고

A는 또 어김없이 새로 술을 시켰다

그날 우리는 아무도 집에 가지 못했다


그후로 나는

A와 B가 만나는 자리엔 가지 않는다

행여 술병 날까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