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포인트가 곧 소멸됩니다

by 함완


누나는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어플에 들어간다. 출석을 체크하고, 도장을 찍는다. 이벤트에 응모한다. 일도 할 수 없고, 정신을 집중할 곳도 없고, 병상을 떠날 수도 없는 누나는 매일 반복되는 그 사소한 노고를 들여 포인트를 모은다. 그렇게 수 개월, 수 년을 모은 포인트가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매일의 노력은 쌓이지만 잡히지 않는다. 잡히지 않는 만큼 쉽게 사라진다. 누나는 백화점 포인트 카드를 주며 일주일 안에 소멸되는 3000점으로 사탕을 사오라고 했다. 우리는 사라질 것들을 손으로 잡아보려 한다.


"언니, 아마 오래 못 살지도 몰라. 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잖아. 그래도 옆에서 볼 수 있을 때..."


몇 년 전 딸을 잃는 이모는 앙상하게 뼈만 남은 누나를 보고는 엄마에게 이 정도로 말을 아낀다. 이모가 딸을 보낸 시간은 쌓이지만 잡히지 않는 고통은 줄어들 줄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아픔이 낫는다는 게 아니다. 시간이 먼지처럼 쌓여 상처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덜 아픈 법. 허나 입으로 훅 불어내는 순간 먼지 사이로 빨간 상처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제 얼마나 남은 것일까. 겁이 나면서도 그게 상처를 덧나게 할 줄 알면서도, 우리는 모두 현재 위에 일부러 먼지를 쌓고 있다.


누나는 3000점만 쓰라고 했지만, 난 5000점을 모두 썼다. 손에 잡히는 것을 하나라도 더 쥐어주고 싶었다. 누나는 몸을 잃는 동안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


자꾸 그녀를 앗아가는 삶에 쌓을 것이라고는 잡히지도 않는 포인트뿐이었고, 어쩌면 그녀의 삶마저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을 듯이 사라질 것만 같다. 만지기도 어색했던 누나의 손을 잡아주는 날이 점점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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