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2일(화)
또 떠났다. 떠난 사람의 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자리를 만들어 새 사람을 앉힐 뿐이다. 빈자리는 영원히 빈자리로 남는다. 요즘따라 사소한 일마다 지난 그 사람이 떠오른다. 해주지 못했던 것들, 해주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나를 마음 아프게 했던 그 사람의 모든 작은 행동들. 당시에는 떠오르지 않는 것들이 겨우 잔잔해진 지금에야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엄마는 밤 10시가 다 된 시간에 전화를 걸어왔다. 뱃속이 아파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받았다고 했다.
2021년 1월 15일(금)
올해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일기에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마더 콤플렉스인가. 죄책감인가. 매일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엄마의 삶을 엿듣는다.
2021년 1월 25일(월)
엄마는 자식의 옷에 10만 원을 몰래 넣어두었다. 자식은 3박 4일의 일정을 빨리 마치고 서울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 안에서 영화를 틀었지만 집중할 수 없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 수 없다. 이사에 대한 욕망, 현재의 일에 대한 아쉬움,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부족함. 엄마의 쌈짓돈에서 나온 용돈, 조금이라도 빨리 고향을 떠나려던 마음, 그리고 갈팡질팡하는 나의 미래가 뒤엉킨 채 서울로 향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