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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완식 Jun 06. 2022

배당금을 둘러싼 논란

배당금에 대해 갖고 있는 오개념 잡기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6장, "배당금을 둘러싼 논란"을 요약해봅니다.


배당이 높은 주식이 좋은 걸까? 주주에게 환원하기 때문에? 배당금 문제는 단순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다. 마치 조삼모사와 같을 수도 있다. 단순히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주식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문제를 알아보자.


배당금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배당금을 주지 않는다면 주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혹은 단순히 배당을 주는 것이 주주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기업이 만들어낸 순이익이 건설적인 목적으로 쓰인다면 어떨까?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던가, 신제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낡은 기계를 대체하여 원가를 절감하게 하는 일들에 쓰인다면, 단순히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더 유익한 일을 한 것이다.


배당금에 대한 혼동의 원인

이런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발생한 순이익이 기업의 사업 활동을 위해 유보되었을 경우 누릴 수 있는 혜택이 기업마다 차이 나기 때문이다. 즉, 어떤 기업의 경우, 순이익 재투자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는 기업도 있다는 뜻이다. 얻는 것은 없는데 주식이 떨어지는 양상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위와 같은 혼동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기 때문에 배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오히려 그 순이익을 어떻게 사용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결과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왜 순이익 유보라는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이 어떤 차이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면, 단순히 배당을 받는 것 이상으로 대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

이렇게 면밀히 살펴본 결과, 순이익 유보가 타당하고 오히려 재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것에 설득되었다고 하자.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알아보자.


먼저, 위에서 말한 사업 활동에 대한 계획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과다한 현금과 유동자산을 쌓아놓고 있을 수 있다. 엄청나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단순히 현금을 많이 쌓아두는 행위가 안전함을 위해서라면 좋지 않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마땅히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무를 잊고, 단순히 안전판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수준이 떨어지는 경영진 때문에 발생한다. 즉, 현금은 확보했는데, 자본 투자에 대해 실패하여 정상적인 기업의 평균치 이하의 수익률을 내는 경우이다. 보통 이런 경영진의 경우, 비생산적인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이러한 확장 때문에 발생한 업무에 대해 오히려 보상을 요구한다.


순이익 유보에도 주가가 올라가지 않는 경우

위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15가지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순이익을 유보한다면 기업에게는 좋은 것 아닌가? 현금이 많으니까. 보통은 맞다. 그런데 이렇게 잉여 현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먼저, 대중들의 기호나 수요 변화로 인해 경쟁업체를 포함한 해당 업종의 기업들이 매출액 증가와는 상관없지만 이런 지출을 하지 않으면 사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자산을 구입하는데 유보 자금을 써야만 할 때이다. 말이 좀 어려운데, 예시를 들면 쉽다. 매장 인테리어가 미니멀하게 변화하는 추세라고 한다.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이러한 트렌드에서 밀리게 된다면,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트렌트에 탑승해야 한다.


두 번째의 경우 일반적인 회계 방식의 심각한 결함 때문에 발생한다. 회계 방식은 화폐 단위를 고정시킨 명목 가치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시대는 화폐 가치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이러한 화폐가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명목 가치를 기준으로 작성된 대차대조표와 실제 자산 가치를 비교한다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화폐가치에 더불어 자산 가격까지 변동하게 되면서, 해당 대차대조표를 기반으로 정확한 기업의 자산 가치 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앞서, 감가상각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고 가자.


회계는 기업의 가정에서의 가계부와 동일하다. 기업이 자산을 매입하고, 처분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특정 물건을 사고, 이를 되파는 것과 같다. 가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내부 자산에 대해 관리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회사도 그렇다. 그런데 회사의 경우 이 규모가 크고, 수치적으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자산을 매입한 시점부터, 이 가치에 대해 수치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행위를 감가상각(depreciation)이라 한다.


감가상각: 건물, 기계장치와 같은 유형자산의 취득원가를 그 자산의 사용기간 동안 각 회계기간의 비용으로 배분하는 과정


토지와 같은 유형자산을 제외한 건물, 기계장치 등은 사용할수록 닳게 된다. 이 닳는 정도를 수치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특정 논리를 도입하여 비용을 추정하는 행동이다.


감가상각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했다면, 기업이 해당 자산을 반납하는 시점에, 이에 대응되는 금액이 돼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금액은 사용기간이 끝난 자산(예를 들어 건물)에 대해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을 매입하는데 활용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론처럼 되지 않는다. 떨어진 화폐가치는 자산(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기간 사이에 다른 자산의 가격을 올려버린다. 기존에 감가상각률을 적용했던 계산에서 달라져버린다.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서 유보자금 즉, 감가상각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두어야 한다.


배당을 올리는 것은 대주주를 위한 것인가?

배당률을 2%에서 4%로 올렸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증권가에서 말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대주주의 경우, 소득세가 높기 때문에 소액주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배당률을 적용받는 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주주는 배당률 인상을 원하지 않고, 소액주주는 배당률 인상을 원한다. 따라서 배당률을 올리지 않는 것은 소액 주주를 희생시키는 대가로 대주주에게 이익을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너무 비약이 많다. 대주주는 정말 무조건적으로 배당률 인상을 원하지 않을까? 갑자기 쓰고 싶은 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소액 주주는 소득세를 내지 않는가? 사실 이 문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은, 각각의 주주의 소득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소득 규모가 작다면, 배당을 받아 생활을 하고 싶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고정 수입이 발생하는 사람은, 배당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금액을 재투자하는 것을 원할 수 있다. 단순히 흑백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배당률 증가는 좋은가?

대주주의 경우 어차피 잘 먹고 잘 살 것이니, 소액 주주의 입장에서 배당률을 올리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단 주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여유자금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소득세를 낼 것이다. 그렇다면 배당금은 자본소득이기 때문에 여기에도 소득세를 내야 한다. 만약 이 배당금을 바탕으로 주식 매수를 통한 투자를 한다면, 증권회사에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우리는 소액 주주이기 때문에 소규모 매수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단위당 거래 비용도 높다. 결국 배당금을 받아 주식에 재투자하려면, 배당 소득세, 거래 수수료를 모두 내야 한다. 이럴 바에 순이익을 직접 기업 활동에 재투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두 번째로는 배당금으로 다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는 일이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그 금액까지 재투자해야 우리가 원하는 결말을 얻을 수 있는데(복리) 알겠지만, 그러한 기업을 찾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같은 기업에 넣을 경우 수수료 폭탄인 점은 말했으니, 제외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다른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는 선택밖에 없는데, 너무도 어려운 길이다. 또 실수할 리스크도 있다. 그럴 바에 내가 선택한 뛰어난 기업이 재투자를 통해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


배당률에 대한 오인식

지금까지 읽었다면, 배당률이라는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면 안 된다는 점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통념인 "배당 수익률이 높을수록 안전하다"라는 논리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논리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은 이미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했으므로 고평가 되지 않았고, 따라서 주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는 진실과 전혀 다르다. 역사적으로 투자 수익률이 형편없었던 주식들 대다수는 배당률이 낮았던 기업이 아니라 배당률이 높은 기업이었다. 순이익을 재투자하여 잡을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를 배당금을 늘리는 바람에 놓쳐버린 경영진은 단기적 관점에서 주식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배당금을 사용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는 배당을 원한다. 이렇게 배당을 주지 않는 기업을 발견했다면, 이 무배당 정책을 정당화하는 특별한 성장 요인을 꼭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반대로 배당금 증액을 너무 강조하여 기업의 진정한 성장 동력까지 훼손시키는 기업이라면 절대로 사지 말아야 한다.


훌륭한 배당 정책

단순히 배당을 받고 안 받고,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면, 이 글을 꼭 읽어야 한다. 배당금의 규칙성, 예측 가능성은 상당히 중요하다. 보통 배당은 노후 대비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배당 금액이 유동적이라면 자신의 인생계획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배당 정책이 순이익 가운데 몇 퍼센트를 배당금으로 지급한다와 같은 방식이면 안된다. 결국 매년 배당금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훌륭한 배당 정책은 신중한 결정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해당 배당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이다. 단순히 배당금을 올리는 결정보다는, 주주들이 자회사 주식이 시장에서 꾸준한 시장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메뉴가 훌륭한 식당이더라도 예고 없이 가격이 요동친다면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요약


배당금에 대해 가장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투자자가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게 된다.


배당에 대한 고려는 가장 마지막에 하자.

위대한 기업은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주게 될 것이다.

단순히 배당금을 많이 받는 것보다 이를 좋은 곳에 재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판단이다.

배당금을 받게 된다면, 이를 꾸준히 줄 수 있고, 주식의 시장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기업에 투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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