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며 자칫하면 믿어버릴 수 있는 오개념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8장, "투자자가 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 잘못 - 추가"를 요약해봅니다.
너무 과도하게 분산 투자하지 말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투자를 시작한 이들은 이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원칙은 상대적이다. 이 원칙에 대한 부정적인 면 역시 있기 때문이다.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계란을 바구니에 담았을 가능성이 있다.
바구니에 들어간 계란들을 세심하게 관리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분산 투자를 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하다.
분산투자 역시 조금 더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성격에 따라 분산 투자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기업들은 그 회사 자체만으로 상당히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모두 화학 제품으로 분류된다 해도, 저마다 다른 산업에 속해있는 제품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조 방식조차 전혀 다른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또 같은 제품을 전혀 다른 고객을 상대로 경쟁할 수도 있다. 고객군이 달라진다면, 그 자체로 분산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의 경영진이 얼마나 층이 두터운지,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 상당히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렇게 여러 고객군, 제품,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한 명의 최고 경영자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상당히 큰 리스크를 가질뿐더러, 전문성도 떨어질 것이다.
기업의 성격으로 또 하나 지나칠 수 없는 점은, 경기 민감도가 어느 정도냐 하는 점이다. 민감한 기업이라면,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보다 자산의 균형을 잡는데 꼭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성격 파악, 경영진 파악, 민감도를 파악한 뒤,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면 이제 어느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을 선택할 것인지도 선택해야 한다.
기업의 성격 (제품군, 생산 방식, 고객군(B2B, B2C, B2G))
경영진의 전문성, 분업 정도
경기 민감도
산업군 분산 정도
이 정도만 보더라도, 분산 투자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 많은지 알 수 있다. 즉, 분산 투자는 각각의 경우마다 다르고, 일률적인 원칙은 있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소한의 분산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어떠한 기준으로 분산 투자를 해야 하는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한다.
사업 기반이 충분히 확보된 성장주
최소 5개의 종목에 투자 (최초 투자 자금의 20% 이하)
단, 이때 투자 기업의 생산 제품이 경쟁 혹은 대체 가능한 기업은 제외한다.
전부 혹은 일부를 중견 기업으로 하는 경우
최소 10개 종목에 투자 (최초 투자 자금의 10% 이하)
리스크가 큰 젊은 성장 기업과 대형 우량 기업 사이에 위치한 기업들
1인 최고 경영자 시대를 지나 훌륭한 경영진 구성이 확보되어 있어야 함
사실 해당 위치에 있는 기업은 A에 비해 찾기 어려움
성공할 경우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투자 원금의 거의 전부를 날릴 수 있는 기업
최소 20개 종목에 투자 (최초 투자 자금의 5% 이하)
절대로 날려버려서는 안 될 자금은 투자해서는 안됨
이 중 비중이 너무 커진 경우를 제외한다면 C -> B로 올라갔다해서 팔 이유는 없음.
분산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뛰어난 투자 대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단지 몇 개를 골라 담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뛰어난 주식을 찾아 담았다고 하더라도, 그 수가 많아질 경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어려워진다.
보유 종목이 많다는 것은 주도면밀하다는 말보다는 자신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더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산 투자를 어느 정도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하는 실수 때문이다. 실수 발생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가진 자금을 모두 넣었다면, 그 피해는 치명적일 것이다. 이런 분산 투자를 통해 발생한 실수를 통해 배운 점을 바탕으로 최고의 주식에 전력을 기울이는 투자 방식을 택해야 한다. 주식 투자에서는 수많은 종목에서 조금씩 이익을 얻은 것을 모두 합쳐도, 뛰어난 몇 종목에서 거둔 투자 수익에 훨씬 못 미친다. 실수를 인정하면서, 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여 이를 극복하자.
전쟁 우려로 인해 매수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전쟁에 대한 공포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는 냉정하게 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들까지 왜곡시켜버린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한국 전쟁 등 어떤 대규모 전쟁이든 끝난 다음의 주가 수준은 전쟁이 벌어지기 전보다 훨씬 높았다. 전쟁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으면 곧 급반등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식을 내던지는 현상은 왜 발생할까? 이는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주식을 사야 한다. 그 이유는 전쟁은 언제나 통화 팽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전이 발생하면, 해당 정부로 하여금 전비 조달을 위해 세금 징수액 이상의 돈을 지출하도록 만든다. 당장 쓸 돈이 없는 국가는 부채를 통한 통화 팽창 정책을 펼친다. 이는 통화 가치를 떨어트린다.
이런 점을 알고 있다면 매수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해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언제 매수해야 하는가? 하락 요인이 전쟁 우려 때문이라면, 정확한 답은 없다. 분할 매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 오히려 전쟁이 발발했다면, 매수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이때 매수 종목은 전쟁으로 인해 수요가 이어질 제품과 용역 생산 기업이나 기존의 생산 시설을 물자 생산용으로 돌릴 수 있는 기업이 좋을 것이다.
관련 없는 통계 수치들은 무시하라.
우리는 자주 검색창에 특정 기업을 쳐보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가 흐름을 보곤 한다. 그리고 이걸 보고 얼마에 사는 것이 좋겠는지 대충 생각한다.
기업의 현재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의 주가는 이 종목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식의 적정 가치를 모두 합친 것에 근사치이다. 즉, 매도자와 매수자의 전망이 모두 합산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주가는 항상 현재의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과거의 주가는 현재의 주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것도 굉장히 비논리적인 것의 하나이다. 이는 모든 주식이 같은 비율만큼 올라야 한다는 가정을 기초로 한다. 해당 기업이 지난 몇 년간 오르거나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현재 주가 수준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장이 결정한 주가 수준보다 주가를 결정적으로 더 높여줄 수 있는 충분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혹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과거의 통계 수치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자가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는데, 갑자기 상황이 달라진다면 굉장히 우스운 사람이 돼버릴 것이다. 이런 리스크 때문에, 보고서 작성자는 미래의 사실의 중요성보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과거 사실들을 나열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 이는 최근 현대적인 기업의 가치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이다 보니, 확실한 과거의 순이익에 집착하게 된다.
최대 주주들이 대규모 주식 매각 소식을 전함
보유 주식을 팔려는 이유는 이를 매각하여 다른 추가적 자산을 구입하기 위함이었음
급성장 기업의 특징상, 가진 자산의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유였음
즉, 이러한 이유에서의 매각은 회사의 장래와 전혀 관련이 없었음
하지만 현실에서는 달랐음.
증권사에서는 과거의 통계 수치로 무장하고서, 현재 주가가 역사적 고점이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내용을 전함
내부자들이 주식도 팔고 있고, 이는 위험 신호라 말함
하지만 이 상황에서 오히려 주식을 대규모 매수한 곳은 정보력이 뛰어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었음
결과는 12개월 만에 주가는 100% 상승했음
지금까지 읽어보았을 때, 과거의 주가 수준과 주가 수익 비율 같은 수치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들은 5년, 10년의 주가 흐름을 보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단정 짓는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을 뒷받침할 연구개발 성과가 안 나오거나, 신제품 출시로 인한 원가부담이 크거나 하면 그 추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기업은 다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
그렇다면 아예 이러한 데이터를 보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일까? 그건 아니다. 이런 통계 수치는 해당 주식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결정하는데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 과거의 주가 수익 비율을 보다 보면 해당 기업의 경기 민감도를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경기 변동 국면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즉, 좋지 않은 경기에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주가 방어가 잘되었다면 이에 관해 조사를 실행해볼 시작점도 될 수 있다.
진정한 성장주를 매수할 때는 주가뿐만 아니라 시점도 정확해야 한다.
위대한 기업을 찾았다. 아직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순이익 창출 요인에 대해 충분한 인식이 부족하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오히려 향후 몇 년간 순이익 급증이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자.
내가 이 기업을 알게 된 시기가 어느 때인가? 나 역시 시장의 분위기 때문에 해당 기업을 알게 되었는데, 이 분위기나 영향이 없었다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낮아지지 않았을까? 즉, 노이즈가 낀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재고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경우, 내가 구매하더라도 프리미엄을 주고 구매하게 되는데, 바로 풀 매수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판단일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금액을 계속해서 기다리는 것이 답일까? 그건 앞에서도 말했지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떤 매수 타이밍을 가져야 가장 합리적일까?
특정 주가까지 내려올 때 매수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시점에 맞춰 사는 것이다. 여기서의 시점은 단순히 타이밍을 재다가 사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기업들을 가져다 놓고, 그들의 공통점을 분석한 뒤 어느 시점 정도에 주가가 원래 가치를 반영하기 시작하는지를 계산해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 생산 공장을 가동하기 1개월 전 즈음부터 주가가 원래 가치를 회복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 6개월 뒤 가동을 시작하는 기업의 경우 5개월 시점에 매수를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도입한다면, 해당 기업의 가치라는 개념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매수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단순히 주가가 내려가는, 즉 내가 원하는 가격대에 사는 방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명백히 가치 상승이 나타나는 시점에 매수를 하는 것이, 예측 불가능한 주가에 의존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방법이다.
군중을 따라가지 말라.
주가에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심리적인 변화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 대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용지표가 좋게 나왔을 경우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해석하다가도, 다음날이면 경제가 좋은 것으로 판단되니 연준에서 금리를 올려서 침체가 올 것이다라고 해석하는 경우다. 하락 장을 여러 번 맞다 보면, 잠깐 내려갔을 때 또 하락이 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극복한 상승장을 여러 번 맞은 사람이라면 저가 매수라 하면서 달려든다. 이런 광기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작용한다.
이런 시장의 광기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1. 매수하고자 하는 주식은 물론, 그 기업이 속해있는 업종에 대해 증권가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사실적으로, 분석적으로 짚어보아야 한다.
2. 증권가의 분위기와 시각이 현재 자명한 사실보다 매우 부정적으로 치우쳤다면 군중을 따르지 않고 매수한다.
3. 매수 시에는 매수 근거가 충분히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분위기에 휩싸여 고점 매수를 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돌아본다.
투자의 세계에서 일시적인 유행이나 사실에 대한 잘못된 해석은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실상이 드러나 환상이 깨지면,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종종 있다. (루나 사태) 투자자는 대다수 군중들의 의견을 꿰뚫어 보고 현재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친 분산 투자는 기업 활동 추적 측면에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다면, 기업의 성격에 따라 다른 전략을 사용하자.
전쟁 우려로 인해 매수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통화 팽창, 이후의 주가 상승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사야 한다.
관련 없는 통계 수치는 무시하자. 주식은 미래에 대한 가치가 "현재"에 반영된 것이다.
진정한 성장주를 살 때는 시점도 정확해야 한다. 특정 가격이 아닌 "시점"에 맞춰 매수하자.
군중을 따라가지 말자. 같은 사건도 심리적 요인이 반영되어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광기에 사로잡히지 말고 냉철하게 바라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