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유저에게 물어봤습니다.
*원티드랩 사내 공유 자료를 글로 재구성했습니다.
디지털 제품 개선에 유저 설문이라는 형태는 굉장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설문이라는 형태를 차용하더라도 목적과 대상, 진행 과정에 따라 그 결과와 인사이트는 매우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 사례가 정성 조사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원티드랩 디자이너 이상효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을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계실 것 같아요. UGC(User Generated Contents) 스쿼드에서도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와 실험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 사례 중 하나인 '원티드 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설문은 총 열흘 간 진행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답변해 주셨어요. '추가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 있다'라고 응답해주신 분이 50% 이상일 정도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과연 어떤 설문이었을까요?
설문 내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전, 이 설문을 진행한 이유가 중요할 것 같아요. 저희가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설문을 준비했던 이유는 유저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커뮤니티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면, 이를 더 적극적으로 제품 로드맵에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렇다면 이 설문으로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었을까요? 다양한 인사이트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공유드리고 싶은 부분은,
원티드 커뮤니티 유저들이 (1)
커리어 / 이직 / 다른 회사 정보를 (2)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3)
얻고 싶어 한다 (4)
는 점이었어요.
이 인사이트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2)는 정보성에 대한 내용일 것 같고, (3)에서 중요한 부분은 해당 정보의 신뢰도라고 생각했어요. 바꿔 말해보자면 (2)(3)을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다면, 유저가 원하는 서비스에 한 발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었을까요?
일단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이번 경우, (1)에 해당하는 유저가 궁금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1)의 유저 위주로 빠르게 응답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렇게 떠올린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관련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것, 그리고 커뮤니티 탭 상단 영역에 설문을 노출하는 것이었어요.
설문 자체도 구글 폼을 사용해 설계했는데요, 이 모든 과정을 추가 개발 공수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별도 배포 과정이 필요 없었고, 우리가 원했던 것처럼 커뮤니티 유저 위주로 응답을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여기서 잠깐! 유저 설문을 진행할 때 특히 주의해야 될 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설문 응답 결과가 전체 유저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점인데요(확증편향의 오류), 이백 명 정도의 유저 분들이 원티드 커뮤니티의 전체 유저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우 설문을 진행하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정량 데이터만으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있을 수 있고,
제품에 대한 유저의 생각과 니즈를 구체적으로 디테일하게 알 수 있으며,
설문 응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 있다면 중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이러한 맥락을 인지한 채, 저희는 유저들에게 여러 질문을 맞춤식으로 준비했습니다. 그중 일곱 가지 주요 질문과 관련 정보, 인사이트를 추려 공유할 수 있었어요. 그럼, 함께 확인해 볼까요?
먼저, 맨 처음 설문을 접한 유저들이 커뮤니티 관련 유저인지 물어보는 질문부터 시작했어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설문 관련 내용으로 푸시 메시지를 보내고, 커뮤니티 탭 내부에서 설문을 모집했기 때문에 이용 경험이 있는 유저들이 굉장히 많이 답변해 주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 이후로는 유저의 기존 경험에 맞춘 질문을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이용해 본 유저에게 관심 있는 커뮤니티 주제는 무엇인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등을 묻고,
이용 안 해본 유저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다거나,
원티드 커뮤니티를 모르는 유저에게도 물어볼 수 있는 공통 질문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분류하고 싶었거든요.
모든 유형의 유저(이용해 본/ 이용 안 해본 / 커뮤니티를 모르는)에게 한 공통질문 중 하나였는데요, 순위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원티드 유저들은 공통적으로
이직, 퇴사
업계 트렌드
연봉
위 세 가지 키워드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를 이용해 보지 않은 유저들에게만 이 질문을 했는데요,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접속 방법을 몰라서 이용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이러한 유저들을 위해 설문 내부에 커뮤니티 소개, 이용법 등 관련 프로세스 설명 영상을 준비해 보완했던 부분이 유용하게 작용했습니다.
원티드 커뮤니티는 글, 좋아요, 댓글 기능 등 필수 기능 위주로 출시된 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요, 현재는 이용 가능한 '닉네임' 기능은 유저 의견을 고려해 이후에 추가된 기능입니다. 따라서 질문을 구성할 때부터 관련 응답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그랬는데요, '망설이진 적 없음' 응답이 가장 낮은 9.2%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팀에서 진행한 닉네임 관련 업데이트가 더 중요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고, 해당 응답자에게 관련 업데이트 내용을 한번 더 안내해 추가 액션을 유도할 수 있었어요.
이어지는 공통 질문으로 커뮤니티 글쓰기 동기부여가 가장 잘될 것 같은 상황도 물어봤습니다. 여러 선택지 중 '내 직군 전문가와 바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라는 응답이 가장 가장 높았고, '내 글로 취업 이직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때'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커뮤니티 유저들은 [커리어/이직/다른 회사 정보를]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얻기 위해 방문한다
다시 처음 공유드린 인사이트 문구로 돌아가 볼게요. 지금까지 유저에게 물어본 여러 정보를 종합해 도출할 수 있었던 인사이트였습니다. 하지만 인사이트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현재 제품을 인사이트에 부합하는 형태로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조금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제품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품 개선 방향의 한 가지로, 원티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신뢰성 위주'의 태그 기능이 그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합격자, 현직자, 10년 차 디자이너 같은 정보를요. 남은 두 질문을 마친 후 제품 적용 예시를 함께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이어지는 공통 질문, 커리어 관련 정보를 어떻게 얻고 계신지 물어봤습니다. 여기서도 흥미로운 정보를 알 수 있었어요. 순위에 차이는 있었지만 [커리어 커뮤니티 / SNS / 선후배, 실제 지인]이라는 응답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특히 눈여겨본 것은 선후배, 실제 지인 응답이었는데요, 이 응답을 '신뢰성' 키워드와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워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직자 등 공신력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것을 알려주면, 제품 신뢰도와 유저 인터랙션이 증가할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선호하는 커리어 커뮤니티를 주관식으로 물어봤어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유명한 블라인드, 실제 다녀본 사람 중심 기업 리뷰를 확인하는 잡플래닛, 그 외 방대한 커리어 정보를 위한 리멤버 등 다양한 응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질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후, 익명+커리어 인증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생각해 봤어요. 익명이라 글을 쓰기 어렵다는 유저의 니즈를 반영하면서도, 커리어 관련 인증을 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보는 유저에게도, 쓰는 유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러면 이 방법을 원티드 제품에 어떤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원티드 커뮤니티 상세 글 예시입니다. 주니어, 연봉, 10년 차 디자이너 등 이미 갖고 있는 유저 정보를 활용해 태그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답변글이나 게시글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미 실제 적용된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를 갖고 있는 플랫폼에서 적용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토스의 경우 주식 탭 커뮤니티에서 '주주', '고액자산가' 등의 태그를 제공하고 있고, 블라인드는 익명 프로필에 상위 지수 기업 재직이나 왕성한 활동을 인증해주고 있습니다. (적용 사례 화면은 발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서치를 통해 가설을 만들고 구체적인 기능도 제안해 보았지만, 이대로 구현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설문은 정성적으로 UX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여러 사항을 함께 고려해 실제 개발할 기능을 신중하게 기획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제품이 성공하려면 더 많은 분들의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유저 리서치는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수단 중 하나고 생각합니다. 도와주세요 여러분!
하나씩 설명하다 보니 긴 글이 되었는데, 이 리서치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스쿼드의 모든 분들이 항상 관심 갖고 빠르게 피드백해 주셔서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볼 수 있었고, 커리어 사업부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셔서 막힘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원티드랩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유저의 니즈를 알아가고 인사이트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와 함께 일할 멋진 분들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