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 찍어서 전해준 사진 중에는
말하고 있는 내가 더러 있다.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거나 설득하고,
혹은 필요 이상으로 애쓰고 있는 얼굴.
희한게도 그런 내 사진은
한결같이 입모양이 얄궂고, 표정이 밉상이다.
의식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말없이 찍힌 사진은 그나마 볼 만하다.
가만히 다문 입은 덜 공격적이고
침묵 속의 나는 내가 보아도 조금은 이쁜 모습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말하는 나는 저렇게 밉상인데.
내가 하는 말은 과연 이쁠까.
말은 언제나
의도를 앞서 달리고,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와
내 침보다 앞서 상대의 얼굴에 닿는다.
나는 내 말이 옳기를 바라지만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그 사진 같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입을 다물고 눈에 힘을 뺀 얼굴처럼
말도 조금만 더 이뻐야겠지.
덜 정확해도,
덜 설명해도,
덜 이겨도.
요즘 나는
내 말이 남긴 표정을 가끔 상상해 본다.
내 말들은
그 사진 속의 내 표정과 닮아서
너무 얄궂지는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