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강변에 서 있다.
새벽녘 비는 멈추었고,
구름은 미처 그 비를 따라나서지 못했다.
지금 이곳에는 소리뿐.
멀리 고속도로 포장 위를 달리는 차들의 바퀴와 귓가를 어지럽게 쓸어내는 바람.
발밑 호안을 슬쩍 건드리는 물결.
그리고 강을 건너와 마른 억새풀로 숨어드는 불명의 새와 새.
지나쳐 온 경사길 흙더미는 밤사이 내린 비를 머금었다.
이 강변의 바람과 중력으로 다시 또 단단해지겠지.
고도를 높여가는 태양과 물결 위 윤슬을 본다.
나는 잠시 눈을 찡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나는, 씻겨져 간다.
p.s. 나와 같은 풍경을 마주하는 문우가 계시다면, Max Richter의 『On The Nature of Daylight』을
함께 감상하시길 권한다.
대신, 아래 동영상은 커버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