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규 Aug 08. 2021

난 힘들 때 달리기를 하지

어쩌다 달리기를 하게 됐을까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특히나 헬스장에서 무게 치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 지금껏 살면서 5번 정도 헬스장에 회비만 내고 한 달에 한번 정도 간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내가 그나마 꾸준히 하고 있는 운동이 있는데, 수영과 달리기이다. 그렇다고 잘하는 편은 아니고 그냥 몸이 힘들어서 하게 된 케이스이다. 


일본에서 일을 할 때에 30살이 조금 넘은 시기에 체력을 단련하려고 헬스장을 간 적이 있는데, 러닝머신은 30분을 뛰어도 힘들지가 않아서 수영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 때는 그래도 체력이 좋았나 보다. 아침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축구를 하러 가기도 했었으니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몸 관리를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30대 초반의 시기에 몸 관리에는 실패했다. 야근과 야식과 과자, 수면부족으로 몸이 서서히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몸이 붓기도 하고, 알레르기 반응도 생기고 그 외 다른 자잘한 잔병치레를 점점 많이 하게 되었다. 


몸이 아프니깐 쉬는 시간에는 계속 누워서 핸드폰 하거나 잠을 자는 게 일상이었는데, 잠을 계속 자도 피곤함이 사라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동네 한 바퀴를 뛰고 오는 것이었다. 달리기는 신발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공짜다. 또한 야경이 멋진 곳을 뛰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그 야경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여기는 내가 일본에서 밤에 달리기 할 때 보았던 풍경이다. 지금도 종종 이때가 생각이 난다. 


먹고살기 바빠지니 안 하게 되더라


일본에서 계속 달리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니, 다시 적응하고 한국에 직장을 잡고 이리저리 하다 보니 운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저런 풍경도 없고 한국 살이가 생각보다 많이 팍팍했다. 타향살이를 오래 하다가 돌아오니 고향에 있고 싶기도 하고 한국에서 일하는 분위기도 많이 다르고 해서 3년 정도는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시 몸 관리는 안 하게 되고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여 운동을 하려는 마음은 있으나 몸은 그렇게 움직여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계기가 생기면 뭐라도 하게 된다 - 10킬로 마라톤 참가

먹고사는 핑계로 몸이 쓰레기가 되어가도 반쯤은 포기하고 살고 있었는데, 재작년 3월에 회사 동료들이 10킬로 마라톤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부끄럼 당하지 않으려면 강제로라도 운동을 하겠지 라는 마음에 덥석 참가한다고 말하고 15번 정도 달리기 연습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참석도 했는데 많이 힘들고 기록도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완주를 했다. 이때 다시 운동을 하기로 하고 지금까지도 조금씩 해오고 있다. 


언제 달리면 좋을까? 힘들면 달리자.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처럼 야근이 많은 직종인 사람들은 운동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것보다는 그냥 몸이 피곤한 날, 집중이 안돼서 일이 안 되는 날, 머릿속이 복잡하여 아무 생각 없이 좀 있어야 되는 날 나는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힘들 때 누워서 쉬는 것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움직이면 뭐랄까 뇌가 활성화되는 느낌이다. 내가 하는 일은 정신노동인데, 정신노동은 육체의 건강함과 많은 관련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힘든 날은 힘드니까 달리고, 집중이 안 되는 날도 달리고, 고민하는 게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는 날도 달린다. 


그런데 우리 사는 삶은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은 힘든 날이 있지 않던가


힘든 날 달리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뿐인데, 어쩌다 보니 일주일에 두 번은 달리게 되었다. 아마 앞으로도 몸이 힘든 날, 마음이 힘든 날, 머리가 복잡하여 정리가 안 되는 날, 모든 것이 다 짜증 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이때에도 나는 달릴 것이다. 달리기가 만병통치는 아니지만, 적어도 도움은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여려 분도 힘든 상황에 있다면 땀이 날 때까지, 숨이 차올라 심장이 쿵쾅거릴 때까지, 복잡한 머릿속 대신 몸 전체에 피가 돌고, 산소가 도는 것으로 만족하는 때까지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나처럼 좋은 경험을 하시길 바라며 이만 마친다. 


여담 1

나는 집에서 정자역 근처의 탄천까지 1킬로를 걸어가고 탄천에서 3킬로씩 왕복으로 뛰고 다시 집까지 1킬로를 걸어온다. 그러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데 집에서 물 마시고 씻고 뭐하고 하면 두 시간이 걸리긴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는데, 몸 컨디션은 확실히 좋아지는 것 같다. 


여담 2

유튜브나 책들을 찾아보면 달리기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이들 소개하고 있다. 한 번쯤 보면 좋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c1EdxuySsA


- 끝 -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