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의 온도

비로소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

by 와라기쁨

가게 앞.

안을 들여다보며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

담배를 피우며 가게 안을 조심스레 살핀다.

그리고, 담배를 끄고 문을 연다.


“안녕하세요~ 몇 분이세요?”

혼자요.”

“네~ 편하신 곳에 앉으세요~.”


어김없이 구석진 자리로 향하는 손님.

마치 혼자 온 손님들의 지정석인 것처럼,

그 자리는 늘 그들에게 인기다.

여럿이 오면 언제나 외면받는 자리인데도 말이다.


몇 번 오셔서 나와 얼굴을 튼 손님은

맥주 한 잔만 조용히 마시고 가곤 한다.

처음 온 손님들은 예의처럼 안주를 주문한다.

그러나 늘 반 이상을 남긴다.


그렇게 맥줏집에는 가끔, 혼자 오는 손님이 있다.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누군가는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

누군가는 소란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누군가는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공간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 조용한 손님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혼술은 외로움의 표현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위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말없는 술잔 너머로 흘러가는 생각들.

그 속엔 무수한 감정과 시간이 담겨 있을 것이다.


계산을 마친 손님은 잔잔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조용히 문을 열고 사라진다.


그리고 나는 문득 생각한다.

이곳에서 좋은 시간이 되었을까?

고민이나 생각이 조금은 정리되었을까?



며칠 뒤,

유난히 손님이 붐비던 어느 날.

가게에 들어서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간 그 손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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