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하고싶어 맥줏집을 찾는 사람들.
맥줏집을 운영한 지 2년이 하고도 8개월이 넘어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다양한 손님들이 오고 가는 이곳에 유독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외롭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너무 바쁘지 않으면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고객과 마주 앉거나 술을 먹지는 않는다.
그저 나의 위치에 서서 손님과 눈을 맞추며 그분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드린다.
나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참 재미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같은 듯하지만, 너무 다르지 않은가?
오히려 내가 빠져들어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서빙을 해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가지고 있기에
다른 손님들이 부르면 달려가야 한다.
그리고 손님이 몰아칠 때면 이야기를 끊어야 한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게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끊고 서빙에 정신이 없음에도
그 손님이 나를 기다리는 것이 느껴져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렇게도 손님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런 걸 보면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공감하며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것 같다.
가끔은 너무 자기 자랑만 해서 좀 귀찮은 손님도 있다.
자신이 가진 걸 자랑하거나, 자신의 인맥을 자랑하신다. (나이가 들어가니 무슨 국회의원을 아는 것만으로 벼슬인냥…ㅎ)
한 번은 부부가 오셔서 맥주를 드시는데,
신랑분이 얼마나 말씀이 많으신지(ㅎ).
그걸 또 열심히 들어주는 나라는 사장.ㅎ
신랑분이 화장실을 가셨을 때였다.
와이프분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장님~ 저희 신랑 이야기 들어준다고 고생이 많아요. 사장님이 너무 잘 들어주니까, 맨날 여기 오세요. 저는 안들어주거든요.”
“아, 정말요? 저도 재밌어서 들어드리는 건데요~.” (진심 반, 가식 반 ㅎㅎ)
그러고 보면 특히 남자 고객님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하신다.
정말 집에 가면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일까??
예전에 어떤 강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꽤 공감이 되었고 나도 저러지 말아야지 하며 들었던 터라 생생히 기억나는 이야기다.
“남자들이 왜 단란한 곳에 갈까요?
집에 가면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서예요.
단란한 곳에 가면 어떨까요?
그곳에 예쁘고 친절한 언니들이 자신을 반겨주고, 안주를 챙겨주고, 자기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그들에겐 그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일이겠지만, 남자분들은 거기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겁니다.
그러니 신랑들이 집에 들어오면 잘해주세요~. 챙겨주세요~. 이야기도 들어주세요.
내가 신랑을 무시할수록 신랑은 단란한 곳의 단골이 됩니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라는 걸 가게를 하며 또 느낀다.
어쩌면 외로워서 친구를 찾고, 술을 찾으며 우리가게에 오는 분도 계실 테다.
거기엔 또 나처럼 손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절한 사장이 있을 테고.
이런 경험을 하며 나는 또 한 계단 어른으로 나아간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외롭지 않은지 한 번씩 챙겨보자~?
내가 챙겨줘야 하는데 그동안 소홀했던 사람.
또는 자신의 외로움을 나누고, 위로받고 싶은 사람을 만나
오늘 맥주 한 잔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