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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rin Jun 29. 2020

치앙마이에서 온천여행 어때?

더운 나라에서 온천이라니!

더운 나라에서 온천을 즐긴다는 건 생각만 해도 후끈해진다.

온천을 좋아하는 나와 달리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조차 달가워하지 않던 남편은 더더욱 태국에서 온천에 가는 걸 꺼려했다. 그로 인해 여행 위시 리스트에서도 배제되었던 온천.


예상보다 12월의 치앙마이는 쌀쌀했고, 숙소는 추웠다.

더위에 강하게 만든 타일 바닥에선 냉기가 돌았고, 단열이 중요한 한국과 달리 얇디얇은(심지어 나무한 장인 곳도...) 벽면으로는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낮에는 30도를 넘어서고 저녁이면 14도를 웃도는 치앙마이의 일교차 덕분에 온천여행이 간절해지기까지 했다.


카페에서 알게 된 한국인 가족은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들과 함께 2주 정도 가족여행을 하고 있었다. 태국에 가면 무조건 수영장 딸린 호텔에 머물겠다고 수영복을 야물게 챙기고, 인터넷 서핑 중 수영장이 없는 호텔은 쳐다도 보지 않았단다. 치앙마이 여행이 처음이라 날씨가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영복은커녕 수영장에 발도 담가지지 않던 날씨 덕에 수영 물품은 고스란히 짐만 되었다는 웃픈 이야기.(또르르)


날씨가 더운 나라라는 생각 때문에 겪게 되는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다. 


우리가 만난 또 다른 한국인 커플은 치앙마이에 거주하며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온천에 간다고 한다. 그들을 따라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온천행에 올랐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산캄팽(온천)이 유명하다면, 인근에 있는 룽아룬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온천이라 한적하고 조용하다. 

한국의 대중목욕탕과 달리 1인 1 욕조와 가족탕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는데, 나는 1인 1 욕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온천의 분위기는 레트로 풍이라고 해야 할까? 

치앙마이 느낌 뿜뿜인 욕조안에 유황 온천물을 가득 담아 더위와, 추위에 지친 몸을 잠시 뉘어본다.

작은 창 사이로 강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빛을 받은 따뜻한 온천물은 작은 구름을 만들어낸다.

 

오늘도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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