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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도 길어졌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나만의 시간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길어졌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남편과 나는 결혼 후 줄곧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기에 코로나로 인해 다툴 일이 많아졌다거나, 함께 있는 시간이 버겁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는 서로 갑자기 많아진 이 시간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누가 먼저 제안을 하지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나는 종이를 꺼내기 시작했고, 붓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남편은 톱과 사포를 집어 들었다.
꺼내 든 스케치북 위에 뭐를 그릴까 고민하다, 코로나 전에 다녀왔던 여행지, 치앙마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현지에서 그렸던 그림들과, 돌아와서 조금 더 큰 도화지에 그린 그림들을 모아보니 나만 보기에는 아쉽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는 치앙마이 여행 그림을 엮어 새해 달력을 만들었고 작지만, 개인전과 단체전시회를 열었다.
목공에 취미를 갖게 된 남편은 도마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했고, 반응이 꽤나 좋았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2년 동안 보낸 나와 남편만의 결실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