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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비 May 15. 2021

오늘은 뭘 쓰지?

 매일   글쓰기에 도전했다. 글쓰기에도 임계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가 끝나기 전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쓸까 막막한 날이다.


 글을 쓴다고 하면, 혼자서 하는 작업을 좋아하거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는 부가적인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글쎄, 글을 쓰고  후에 성취감과 보람은 느끼는데,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하는  아니다. 엉덩이가 종이   마냥 가볍고, 궁금한  많기 때문이다. 앉아 쓰는 것보다 돌아다니며 보고 듣고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글을 쓰고 싶을 때는 그. 것. 을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쓰는 과정을 즐기기보다는 결과를 탐닉하는 것이 좋다.




 이런 날이 가장 괴롭다. 노트북과 눈싸움을 는 시간이 흘러가고, 머릿속에 어떤 이야기를   썼다 지웠다 하고 있다. 주제에 맞춰야   같기도 하고, 서두를  재밌게 써봐야   같기도 하고, 마무리까지 일필 지휘하고 싶은 욕심이 먼저 뛰어간다. 하필 손은 움직이지 않으니 스텝이 꼬인다. 또는 어제 일어났던 흥미로운 일을 말하고 싶은데, 정리가 되지 않는다. 혼자서 속으로 너무 말을 많이 해버려서일까. 아니면 아직도  말이 너무 많아서일까. 풀기 시작하면 너무  이야기가 될까 이런저런 생각에 이미 쳐버렸다.


 



글을 쓰는 시간대의 핑계라도 가져와 봐야겠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던 때는  쓰기도 했다...는 착각이 든다. 착각이라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해가 중천쯤 떴을  읽어보면 잘라내야  부분이 무지 많았다는 거다. 그래도 새벽에 글을 쓰면 잡생각이 별로 없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글을 쓰자는 임의적인 데드라인이 뚜렷한 점이 좋아. 지금, 밤에 일과를 마치고 글을 쓰려니 고단함에 머리가 멍하다. 찬장에 가서 과자를   집어 오긴 했는데, 과자만 먹고 글감은  먹힌다.


 새벽에 글을 쓰라는 조언은 하지 마시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겠다고 아이들과 함께 자는 새나라의 어린이로 잠자리에 들지만, 아침이 되면 가장 늦게 일어나는 헌 어린이가 되는 슬픔.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 하룻밤 사이에 헌 어린이가 된 게 억울하고 슬플 따름이다.


 


 오늘의 글감은 이렇게 휘뚜루마뚜루 채워지나 보다. 내일 노트북과 마주하면, 아니 내가 글을 쓰는 삶을 사는 동안에는 내내 이런 고민과 마주하게   같다. 어쩌랴. 내일은 내일의 글감이 뜬다. 그만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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