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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비 Jun 17. 2021

내 마음을 변호하는 연습 중입니다.

 며칠간 마음을 앓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로 인해 기분이 상한 일이 생겼어요. 오해할 수 있는 일이었지요. 관계에서 생긴 문제였지만, 아팠던 이유는 바로 나 때문이었어요. 자세한 실타래를 풀기도 전에 상대방과 더 큰 문제를 만들기 싫어서 미안하다고 했던 일이 마음에 얹히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잘 해결된 것 같았어요. 상대방도 내 상황을 이해해 주었고, 자신의 진짜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억울함이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느라 미처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던 거죠.


 ‘근데... 그 사람이 오해한 것도 있었잖아. 내게 기대했던 것을 받지 못해 서운한 건, 나의 잘못은 아니었는데, 왜 그것까지도 용서를 구했어?’


 그랬습니다. 솔직한 생각을 표현해야 했어요. 상대방이 기분이 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느끼자마자 마음이 오그라들었고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을 잃으면 어떡하지?

나를 미워하고, 떠날지도 몰라.’


그래서 바로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나의 잘못과 상대방이 해결해야 할 몫을 나누진 못했어요. 잘못을 모두 내 것으로 짊어지고 이해해주겠다는 말을, 괜찮다는 말을 들어야 안심이 될 것 같았죠. 내 감정과 입장을 다른 사람의 판단에만 맡겨두었다는 걸 알았어요.




 나에게 불쑥 화가 치밀고 미운 마음이 생겨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의 편만 들고 있는 것 같아요. 나에겐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 공간을 빠져나가고 싶을 만큼 가슴이 콩닥거리네요. 그래서 횡설수설하고 말았어요.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아 더 오해를 살 말을 하고야 말았어요.

‘어떡하지...’






 이런 일이 있었던 적 있으신가요? 나를 변호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상대의 편만 들며 용서를 구했어요. 상대방은 나보다 유능하고, 잘난 것도 많고, 인기도 많은 사람인 것 같은데, 나는 미운털이 박힌 것 같아요. 내 마음은 이렇게 소리치고 있을지도 몰라요.

‘억울해! 난, 억울하다고!!’


 들려오는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마세요. ‘  문제를 일으키려고 그래?’ 하며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헛발질을 해도, 발이 엉키는 바람에 오른발 그다음  오른발을 내밀다 우스꽝스럽게 걸려 넘어졌다고 해도, 자신을 일으켜 주세요.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가만히 쓰다듬어 주세요.


 ‘괜찮아. 괜찮아. 사실이 아닌 것도 있잖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는 내가 들어줄게. 내가 믿어줄게.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나는 내 편이 되어줄게. 친구가 되어줄게.’


 정말로 잘못한 일이 있다고요? 내가 잘못한 것만 책임지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부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돼요. 잘못을 알았다는  다음번엔 실수하지 않을 힘이 있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모두 달라요. 듣지 못한 마음은 알지 못했을  있어요. 그러니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책임지려고 하면  됩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찍질하며     자신을 공격하지 마세요. 자신의 말을 가장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다시 일어설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자신에게 가장 따뜻하고 친절한 변호인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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