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 지났다. 작은 아버지가 별이 되었다. 몇해 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날. 힘든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시던, 5형제 중 아버지와도 가장 닮은 작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뇌사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설마... 했다. 요즘 의료기술이 좋으니 칠팔십까지는 너끈히 산다는 이야기가 친가댁 어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인지. 아버지도 작은 아버지도 환갑에 닿지도 못한 채 먼 길을 가셨다.
작은 아버지는 5형제 중 가장 성격이 강한 분이었다. 고집도 세고, 막내라는 피해의식도 있어서 형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일쑤였다.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니 두 형제가 말다툼을 하다 화가 나서 우당탕 뛰어나가던 기억도 있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미안한 마음에 나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던 작은 아버지는 간간히 어머니를 찾아와 필요한 것은 없는 지 살펴보곤 했다. 아버지가 보고플 때마다 가장 닮은 작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던 나였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옷이라도 한 벌 사드려야지 했는데…
상가집에 도착하고 사촌 동생의 얼굴을 마주하니 눈물이 왈칵 쏟았다. 갑자기 닥친 일에 아이들도 얼마나 놀랐을까. 첫째 동생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어.”였다며 출근길 아침을 떠올렸다. “아빠 다녀올게요.”라는 말에 짧은 대답을 했다던 작은 아버지. 그 날 아침이 마지막 인사인 줄 누군들 알았을까. 둘째 동생은 아버지가 같이 닭곰탕 끓여둔 걸로 아침 먹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날 아침이, 마지막 함께 나눌 식사가 될 줄 누군들 알았을까. 그랬다면, 가장 맛난 식사로 아버지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었겠지. 그래… 우리가 사는 이 순간이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본다. 사연마다 남겨놓은 아쉬운 길 한 점. 아버지. 작은 아버지.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아픔도 슬픔도 없는 곳에서 두 분 같이 못 다 나눈 음식 많이 드시고 건강하고 기쁘게 놀기만 하다가 다시 만나요. 동생들은 제가 잘 챙길게요. 사랑합니다. 많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