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불쾌함을 유쾌한 저항으로

신민 개인전 『으웩! 음식에서 머리카락!』감상, P21갤러리

by 김정승

음식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

"으웩!"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위생상의 거부 반응처럼 보이지만

신민 작가에게 그것은 사회적 감각을 흔드는 출발점이다.

불쾌감은 작품의 재료이자 질문이다.

'이 혐오의 감정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전시의 주된 재료는 감자튀김 포장지다.

브라운 톤의 이 종이는 따뜻하지만 피로하고

마치 패스트푸드점의 일회용성처럼 서비스 노동의 소모적 현실을 덮어 씌운다.

포장지 위에 놓인 얼굴들은

마치 어디선가 본 듯한 유니폼 차림의 여성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머리망을 쓰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크게 부릅뜬 눈만이 유일하게 드러나 있다.

귀는 옆머리카락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고

표정은 분노와 감시, 불신으로 얼룩져 있다.

그러나 일부 인물들은 마스크를 벗고 등장한다.

그들의 얼굴은 입, 코, 귀가 과장되게 강조되어 있다.


이 대비는 명확하다.

머리망과 마스크가 가린 얼굴은 '표현의 권리'를 잃은 노동자.

드러난 얼굴은 그 억눌림을 잠시나마 탈주한 이들을 연상시킨다.

신민은 이 시각적 장치를 통해

노동이 얼굴을 가리고 감정을 통제하며,

존재 자체를 비가시화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전시장 내부를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는

작품 사이사이 산발적으로 배치된 꼬불꼬불하고 뒤엉킨 머리카락들,

혹은 털의 형상을 한 덩어리들이다.

어디서 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이 조형물들은

전시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관람자의 시선을 교란시킨다.

이것은 더 이상 이물질이 아니라 감춰야 했던 몸의 흔적이며

사회적으로 제거되어야 했던 자아의 파편이다.

작가의 작업노트는 이와 맞닿아 있다.

밝음으로 전하는 기쁨 위로 대신 검은 리본을 한 여성들을 만들어 위로를 전하고 싶다. 희생된 여공부터 지금의 서비스 노동자까지.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은 나를 닮은 사람들 만들기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두 벽면을 감싸듯 늘어선 여성들의 얼굴은

단지 상징적인 재현이 아니다.

그 시선은 관람자를 응시하며 묻는다.

"당신은 이 얼굴들을 본 적 있는가? 아니 본 적이 없진 않은가?"


산발된 털과 부릅뜬 눈 사이에서

신민은 감정과 감각, 표현과 간극을 끈질기게 응시한다.

정돈된 화면이 아닌, 감각을 흐트러뜨리는 물질들.

그것이야말로 감정을 회복하는 언어로 작동한다.


그래서 이 전시의 '유쾌함'은 아이러니다.

그것은 웃음이 아니라

감정을 되찾기 위한 감각의 깨어남이다.

'예술로 사회문제 말하는 게 챙피하다'는 작가의 말은

오히려 더 근본적인 윤리의식에서 비롯된 고백처럼 들린다.

'따뜻함'은 여기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정직한 불쾌함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묻게 된다.


"이 익숙한 불쾌함은 누구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는가?"

신민은 그 감정을 응시하라고 말한다.

그것이 그녀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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