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바라보기

by 따스히

꿈꾸는 삶을 살고 싶다며 퇴사한지도 1년이 되던 해. 밝은 햇살이 창문을 밝히고 벚꽃들이 한아름 피어 온 거리를 설레이게 만드는 봄이 되자 나는 이상하게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도 봄을 타는 건가 싶은 생각에 봄이라면 역시 벚꽃엔딩이지 하며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를 들어도 마냥 기쁘진 않았다. 역시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에 초연해지기엔 나는 아직 그 숫자가 부담스러웠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1년 훅 간다는 옛 어른들의 말은 내가 체험해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벌써 봄이라니. 아름다운 벚꽃 잎이 살랑여도 내 마음이 요동치지 않았다.


마냥 이렇게 우울해 하기 보다는 어떻게 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을지 생각하던 때 예전에 회사 선임이 명상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 생각났다. 그 분은 명상을 한지 꽤 오래된 분이셨고 명상의 좋은 점을 주변 사람들에게 귀에 박히도록 이야기하고 다니셨던 명상 마니아셨다. 그 분을 통해 명상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나는 선임이 알려준대로 몇번 눈을 감고 클래식 음악에 몸을 맡겨 보았지만 삐뚤어진 내 척추 덕에 이곳 저곳 쑤시며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명상은 지루한 것이라며 단정을 짓고는 좋은 점을 앎에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는데 지금이라면 혹시 그 명상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참 신기한 것은 여러 경험은 언젠간 문득 나에게 삶의 힌트를 주곤 한다.



그래서 나는 즉시 내 선생님들이 가득한 유튜브에 많은 명상 선생님들을 검색 하다가 어떤 명상 선생님의 말씀에 눈이 가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 분의 삶의 모토가 나와 많이 닮아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독을 하고 명상에 대해 나름의 공부를 했다.


명상의 기초는 숨을 쉬고 내뱉는 것이었다. 이전에 경험이 있는 나로써는 지루한 일이 될 듯 싶었지만 명상 가이드에 따라서 숨쉬기에 집중했다. 그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숨을 쉬고 내뱉을 때 생각 나는 잡념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라보세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숨을 내쉬며 흘려 보내세요."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떠오르는 내 잡념들을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바라보았다. 그것을 해결 하려 하지도 억지로 잊어 보려 하지도 않고 그냥 바라 보며 숨 쉬기에 집중했다. 그랬더니 참 신기한 경험을 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잡념은 사라지고 숨을 내쉬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 것이다. 눈을 뜨고 시간을 보니 10분이 훌쩍 넘어 있었다. 많은 시간을 명상한 건 아니지만 지루하다고만 느꼈던 명상을 처음으로 좋다고 느꼈던 계기였다. 예전에 했던 명상의 경험은 잡념에 사로 잡혀 있어 힘들고 지루하게 느꼈던 것 같다. 어떠한 생각에도 얽매이지 않고 숨을 쉬다보니 마음이 안정 되어 있었고 새로운 마음가짐이 피어올랐다. 보란듯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해 아이를 낳고 모두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루트에 반대되는 사는 삶을 사는 나는 가끔 이게 맞는건지에 대해 인생의 슬럼프를 겪을 때 그 해답을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한 템포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명상을 한다고 나이를 먹는 것에 바로 초연 해 질 순 없지만 나이라는 그 숫자에 대한 부담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잠시의 숨을 내쉬는 명상 안에서 흘려보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계속된 좌절이 오거나 마음이 지칠 때면 명상을 하곤 한다. 아직 아주 기초 명상반 학생과 같지만 나는 그 시간을 온전히 필요로 하고 그 마음의 여유에서 행복을 찾곤 한다. 인생엔 답이 없으니까 그 답을 자꾸 찾으면 힘든 삶이 되듯이 명상은 그런 내려 놓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연습하게 한다. 오로지 지금의 나를 깊이 바라보고 조금 크게는 오늘 하루를 온전히 바라보며 살다보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 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든 어른이어도 아직 나는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을 다잡는다.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삶을 살며 방향을 맞춰 걷다보면 언젠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꿈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삶이 지치고 힘들때 명상에 기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떤 경험이든 삶의 문제점에 힌트가 되어주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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