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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히 Aug 28. 2024

비 내리는 오늘


한동안 더운 여름을 지내다 보면

긴 장마를 맞는다.

우중충한 구름과 한 없이 내리는 비가

난 좋지만은 않았다.


가볍던 손엔 우산을 쥐어야 하고

머리 위로 받던 햇살은

구름에 가려 양껏 받지 못한다.


장마를 대비해 예쁜 우산이나 장화를 사며

비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 그치는 날이 언제인가 손꼽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


눅눅해진 마음을 위해 커피

한 잔을 내려 창가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


비를 우산도 없이 온전히 맞아내는

나무와 어떤 이름 모를 잎사귀들이

눈에 들어왔다.


1년 중 원 없이 비 내리는

지금을 나무는 자연은

기다렸겠지 싶었다.


이 비는 다음을 위한 충전을,

다른 계절을 준비할 양분이,

되겠지 싶었다.


내 관점에서만 보자면

단점 투성이지만

다른 점을 보자면 비가

썩 나쁘지 만은 않았다.


내리는 비가 끝나길 기다리기보단

언젠간 그칠 비를 아쉬워하는 마음에

더 집중해야지 하고 다짐하는 오늘이다.


햇살을 양껏 받을 다음 계절을 위한

충전이라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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