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피어난 이름 모를 새싹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나의 그림자

by 공원의 서쪽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곰 아저씨의 정원에 새로운 새싹이 자랐어요.

"도대체 이게 뭐야?"
곰 아저씨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말라버린 장미 가시처럼 삐죽삐죽
비 내린 날의 흙탕물처럼 얼룩덜룩
정말 이상하게 생긴 새싹이에요!

다른 꽃들도 모두 쑥덕쑥덕,
"처음 보는 애야!"
"너무 이상하게 생겼어!" 하고 속삭였어요.








평화로운 줄만 알았던

곰 아저씨의 정원에 갑자기 피어난 이름 모를 새싹.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의 정원 한쪽에서 심은 적 없는 알지 못하는 새싹이 자라기 시작했다.



내가 의도하지도 않았고,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는,

낯설고 불편한 기운을 품은 존재.



마음의 정원은 늘 따뜻한 햇빛과 살랑거리는 기분 좋은바람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어떤 날은 한여름 날의 소나기처럼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짙은 구름이 두텁고 낮게 떠다니며 하루 종일 햇빛 한 자락도 비추지 않기도 한다.



그런 날들에

마음의 정원 한쪽 그늘에선 낯선 새싹이 자라난다.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감정,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함, 문득 올라오는 분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 혹은 이유도 모른 체 시작되는 누군가에 대한 미움.



익숙하지 않고 당황스러운 나머지 이런 것들은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애써 고개를 돌려버린다. 하지만 이미 자라나 버린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도리어 땅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뿌리내리고 조용히 나의 정원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건 단순한 기분의 파동이 아니다.

우리에게 낯설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 감정들은 어쩌면 무의식 속에 억압된 '그림자(Shadow)'의 일부일수 있다. 그림자는 의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배척한 자아의 한 모습이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예쁘게 잘 만들어낸 페르소나에 어울리지 않는 녀석. 사람들이 모두 좋아해 주고 찾아와 주는 꽃집에 불쑥 나타나 모든 것을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두려운 존재.



왜 지금 이 감정이 나에게서 자라났을까를

나는 나에게 질문해봐야 한다.



말라버린 장미 가시처럼 삐죽삐죽, 비 내린 날의 흙탕물처럼 얼룩덜룩 자라난 이 새싹은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돌보지 않았던 나의 상처, 나의 욕구 혹은 한때 존재했었으나 잊고 지냈던 목소리일 수도 있다.



곰 아저씨는 과연 이 새싹과 잘 지낼 수 있을까?





* 모든 그림과 글은 작가가 직접 그리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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