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호뇨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종종 뜬금없이 한다.
갑자기? 하고 물으면 언제나 사랑하는데 참았다가 겨우 지금만 말한 거야. 하고 대답한다.
호뇨 앞에서 내 입은 사랑한다는 말을 머금으면 돌처럼 무거워져 떨어지지를 않는다.
왜 그런 걸까? 친구나 동물을 향해서 식상할 정도로 자주 쓰는 표현인데
호뇨에게는 낯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그 애의 말에 ‘나도’라는 말로 대체하곤 하는데
어느 날 ‘이제 놔두는 안돼.’ 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호뇨.
꾹 닫힌 입에 힘을 풀고 소리 내어 ‘나도 사랑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