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우리 남매를 꽃 앞에 세우고서 사진 찍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어렸을 적에야 카메라 앞에서 별 이쁜 척을 다 했지만,
조금 자라서는 왜 엄마는 자꾸 꽃 앞에 서보라고 하는 걸까,
뭐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 걸까.
좀 귀찮고 부끄럽고 뭐 그런 애매한 마음으로
애매한 표정을 하고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여기 봐라 하나 둘 셋, 좀 웃어보지 하며 아쉬워하던 엄마 목소리.
그랬던 내가 이제 예쁜 꽃이 보이고 나무가 보이면 다급하게 아이를 부른다.
꽃이 피었네 너무 예쁘다 사진 찍어줄게 여기 앞에 서봐~
아이는 그때의 나 같은 애매한 표정으로 서고
나는 살짝이나마 웃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 애를 쓴다.
아직은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억지 미소라도 지어주는데,
내년에 학교 가면 아 엄마 쫌! 하면 어쩌지.
앞에 서주는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후다닥 사진을 찍으며
엄마가 꽃 앞에 서보라 했던 건 그런 거였구나.
예쁜 것 앞에 내 가장 예쁜 것을 세우고 싶었구나.
이 예쁜 순간을 남겨두고 싶었구나, 생각한다.
아무 이유 없이 좀 더 활짝 웃을걸 그랬다,
엄마의 카메라 앞에서.
오늘도
그때의 나와 같이 의아해할 나의 아이에게
나는 그때의 엄마와 같이 꽃 앞에 서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