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흰코뿔소 Dec 09. 2018

The Will To Death

존 프루시안테와 니체

https://youtu.be/G7VWAr2WI4Y


"The Will To Death"
"죽음에의 의지"

And they're thought to be lies
But we saw them, saw them
We looked right in their eyes
Right at them, at them
사람들은 그들이 거짓이라 믿었네

그러나 우리는 보았지, 보았어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았네

똑바로, 똑바로

Pinning space to the world
We slaughtered, slaughtered
Not a sound to be heard
We're awful, awful
우주를 세상에 못박고

죽여 버렸네, 죽여 버렸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게

우리는 끔찍한, 끔찍한 존재들

And have you seen
How they run
Out of gas
They beat the pain
They sing in the rain
그대는 보았는가

그들 차의 연료가

떨어져 가는 것을

고통을 이겨내고

빗속에서 노래한다네

Endless and formless
They fly to the end
And back to the
Beginning again
끝도 없고 형체도 없이

그들은 끝으로 날아가

다시금 시작으로 돌아온다네

Have you put them aside
Your crazy thoughts and dreams
No they're a part of me
And they all mean one thing
그대 이제
그대의 미친 생각과 꿈들을 제쳐 두었는가
아니오 그들은 내 한 부분이오
모두가 하나를 뜻한다오

The will to death is what keeps me alive
It's one step away, step away
Limitations are set
Only then can we go all the way, all the way
죽음에의 의지가 날 살아있게 한다네
고작 한 발짝, 한발짝 떨어져
한계가 그어지고 나야만
우리는 멀리 떠날 수 있다네, 떠날 수 있다네

And have you seen how the cars when they pass
They come your way
Then they're speeding away
Coming to you and then going away
But for them nothings changed, for them nothings changed
그리고 그대는 보았는가
차들이 그대의 길을 지나
속도를 높여 지나가는 것을
그대에게 왔다가 다시금 가버린다네
하지만 그들에겐 무엇하나 바뀐 것이 없지, 없어



존 프루시안테의 다섯 번째 앨범, 'The Will To Death' 수록곡. 


우주를 비어버린 이 세상에 못박고 난 이후 찾아오는 것은 끔찍한 자괴감과 비탄이지만, 광기와 꿈은 여전히 우리를 찾아온다. 그러고는 아뿔싸, 금방 다시 떠나버리고 만다. 그들의 차는 연료가 없이도 달리고, 어느 순간 끝에 있다가 다시금 시작으로 되돌아온다. 형체도 없이 그들은 완벽한 순환을 이루기에 더는 변화할 필요가 없다(혹은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런 변화도 야기할 수 없다). 고통을 이겨내고 빗속에서 노래하는 디오니소스적 광기에 찬 그 존재를 우리는 동경한다. 죽음에, 끝에 다다르고 나서야 우리는 아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허무한가? 허무하지 않은가? 


니체의 '힘에의 의지'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절대권력에의 의지라고 오독되어 나치나 파시스트들의 프로파간다로 오용되기도 한 이 명제는 사실 '사물간의 관계의 의지' 혹은 '존재에의 의지'에 가깝다.)

니체의 사상을 허무주의라고 단순히 말하지만, 실은 긍정적 허무주의에 가깝다. '몸', 지금 이 순간 치열히 살아 투쟁하고 숨쉬며 움직이는 몸들은 자발적 의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생성해 나간다. 그 세계에는 끝도, 시작도 없다. 원환적 시간관이야말로 니체가 바라본 세상인 것이다. 죽음도 진정 끝이 아니오, 오히려 죽음을 그려내고 나면 새롭게 설 수 있다. 그래서 죽음에의 의지만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고 그는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기나긴 변화와 충돌하는 의지의 끝에서, 고통을 이겨내고 그들의 차에 올라타 마침내 삶을 찾기 위해서.

작가의 이전글 영국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