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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코뿔소 Aug 30. 2019

뉴우- 베가스.

'나는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그리고, 앞으로 얼만치를 더 산다 해도 지금 이 순간보다 행복할 수는 없을 거야.' 


라고 말하며 그는 턱주가리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22 LR. 9mm. .357 Magnum. .38. .44. 10mm. 12.7mm.


저들 중 하나는 대가리에 맞아도 바로 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나는 그의 무덤 앞에서 나도 권총을 한 정 구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는 화장을 바라지 않았다.


'날 태우지 마. 그, 어디더라, RATM 앨범 자켓에도 있는데, 무슨 스님.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 불에 타 죽는 거래. 나를 태우지 마.'


너는 어차피 죽었잖아. 죽고 나면 얼든지 불타든지 알지도 못해. 


그렇지만 그는 묻혔다. 


'사지, 장기 온전한 채로 나는 묻히고 싶어. 거름이라도 되면 좋잖아.'


그의 무덤 앞에서, 나는 권총을 한 정 구해야 하나, 생각했다. 가늘고 약한 총탄은 고통스럽고, 굵고 강한 총탄은 대가리를 수박처럼 터뜨려 버릴 것이다. 어떻게 죽어야 하나 나는 생각했다. 그 전에,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야 할지를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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