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바라보는 돈의 역사' 독서 리뷰
경제라는 관점을 통해 동, 서양의 발전 과정(16C ~)을 살펴보고, 금융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다. 책의 구성으로는 1부 : 서양의 발달 과정, 2부 : 동양의 발달 과정, 3부 : 산업 혁명, 4부 : 대공황, 5부 : 대공황 이후의 세계, 6부 : 일본의 버블 경제, 7부 : 우리나라 경제에서의 다양한 사건 총 7부로 이루어져 있다.
1, 2부에서 동, 서양 산업혁명 이전의 시기를 다룬 뒤,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어째서 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산업혁명이 먼저 이루어졌는가." 이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되었겠지만, 저자는 중국과 영국의 임금 격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구수에 따라 임금은 반비례 -> 고임금 지역일수록 생산비용의 절감 위해 고비용(기계)의 투자를 감수하려는 기질 존재 -> 산업혁명의 확산화에 영향을 미침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먼저 시작된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만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산업혁명을 임금과 관련지어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세계사를 공부해본 기억은 고등학생을 이후로 희미해져만 갔다. (솔직히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안했기에 지식이 거의 전무하다) 그러다 문학을 접하면서 역사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역사 맛이 조금씩 섞여있는 책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주로 서양철학사를 바탕으로 서술된 역사책이었는데, 역사를 바라보는 시점이 제한되어있으니 당연 역사에 대한 지식을 얻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렇다고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은 두꺼운 책은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러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경제라는 시각으로 동, 서양의 발달과정을 보여주며, 세계의 흐름을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엿볼 수 있었기에 독자는 세계사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된다.
300 페이지 가까이 되는 적은(?) 분량에 폭넓은 역사를 다루다 보니 역사, 경제 입문 서적으로 좋은 듯하다. 게다가 소 챕터의 마지막 부분엔 참고 문헌에 대한 자료가 정확히 기재되어있어 추가적인 공부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독서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다.
책에서 나타나는 50개의 역사적 사건은 서로 미묘한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면 16세기 스페인의 아메리카 금광 발견이 유럽의 물가 혁명으로 이어지는 부분.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지루해지는 부분이 없고 인과적으로 이해하게 되니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쉬웠다.
경제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니 자연스레 경제와 관련된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나의 경우엔 '자본주의 -EBS'라는 책을 앞서 읽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경제 용어에 대한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첫 입문자가 읽기에는 부드럽게 읽히지 않겠다는 느낌이 컸다. '뱅크런'과 같은 개념을 상세히 다루는 파트도 있지만,,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각주가 조금만 더 친절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와 이거 어떻게 읽어, 이 정도는 절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역사적 사실의 인과관계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었기에 그 맛을 느끼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던 세계사. 다만, 노련한 경제 박사의 통찰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당에 비유하자면, 뷔페에서 맛있게 식사를 마쳤지만, 음식을 만든 셰프는 누군지 알 수 없었고,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다는 느낌. 좋은 내용은 많았지만,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이 적어서 아쉬웠다.
생활 속 무언가 실천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어떤 공부를 더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게 해 주었다. 그 점이 참 고맙다. 사실 무언가를 배울 때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제일 고민이지 않은가.
경제에 대한 입문으로 많이들 읽는 것 같으나 나의 경우엔 경제보단 역사에 대한 공부가 더욱 되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들 돈 좋아하지 않는가. 좋아하는 재료로 만든 요리는 싫어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역사를 바라볼 수 있었기에 책을 덮기까지 지치는 순간이 없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경제를 모른 채 살아간다는 것은 눈을 감고 어두운 터널을 걷는 것과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 경제는 우리 삶과 때어낼 수 없는 것이고, 그 중요성은 날로 깊어져 간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태지만, 이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왠지 모르게 어려울 듯한 대상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 책이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