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칭 Jun 05. 2019

못잘생긴 전투력 최강 다크 히어로, 퍼니셔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마블 히어로 중 가장 범인(凡人)에 가까운 캐릭터는 퍼니셔다. 현란한 마법이나 특수능력은 없지만 해골이 그려진 티셔츠와 가족을 잃은 분노만으로도 악당들을 짓이긴다. 시즌2를 끝으로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품으로 돌아간다하니 아쉬울 뿐.


제목   퍼니셔 
출연   존 번탈, 벤 바스, 앰버 로즈 리바 
등급   19세 이상 
시즌   1(2017), 2(2019)  
평점   IMDb 8.6  에디터 꿀잼 


줄거리


전직 해병대원인 프랭크 캐슬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특수작전에 투입된다. 테러리스트 타깃을 처리하는 일이지만 작전 방식부터 타깃까지 구린내가 진동한다. 뭘 위한 작전인가. 의문을 품는 캐슬에게 시련이 닥쳐온다. 아내와 두 자녀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 작전 뒤에 숨은 거대한 음모를 알게 된 캐슬은 악당들을 무자비하게 응징해나간다.


캐스팅이 다 했다

<어벤저스>로 대표되는 마블의 히어로는 대개 건전하고 밝지만 퍼니셔는 다크히어로에 가깝다. 그런 맥락에 존 번탈의 얼굴은 퍼니셔에 최적화된 느낌이다. 부드러운 곡선 없이 직선만으로 뚝뚝 끊어 빚은 것 같은 못잘생긴 얼굴. 번탈은 선이 굵은 액션은 물론 가족잃은 슬픔과 분노를 섬세한 표정연기로 그려내며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퍼니셔는 배우 존 번탈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넷플릭스]

번탈 개인적으로도 퍼니셔는 인생캐릭터다. <워킹데드>에서 셰인 월시역으로 열연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러나 퍼니셔 이후로 그는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여기에는 그의 진정성이 한몫했다.  철저한 연구로 퍼니셔란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이다. 실제 그는 시즌 1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퍼니셔가 맞다(The truth)'라며 마블코믹스 만화책을 구매한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너에게 죄가 있다면 넌 죽는다

피너셔의 시그니쳐 대사인 이 말은 그의 정의구현 방식을 보여준다.  악당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거나 법정에 세우는 식의 자비로운 정의구현은 캐슬의 방식이 아니다. 악당의 숨통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퍼니셔는 멈추지 않는다. 

해골이 그려진 티셔츠는 <퍼니셔>의 상징이다. [사진 넷플릭스]

폭력과 무자비가 만드는 정의는 불편하다. 그래서 시리즈는 왜 캐슬이 퍼니셔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국가를 위한 애국적인 작전이 사실 일부의 사리사욕을 위한 용서받을 수 없는 일탈이었음이 드러나고, 그걸 눈치챈 캐슬의 가족이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다는 설정이다. 이 설정에 시청자는 캐슬의 폭력을 응원(?)하는 공감을 형성한다. 


마블의 세계관, 몰라도 괜찮아 

퍼니셔가 처음 마블에 등장한 것은 1974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다. 가슴에 커다란 해골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등장한 모습이 현재에 이른다. 이후 퍼니셔는 다양한 마블 제작 책과 영화, 드라마에 언급되거나 출연하며 인기를 끈다. 1984년과 2004년, 2008년까지 잇따라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미국 내에선 '정의 구현의 아이콘'으로 인기를 끌었다. 

캐슬을 추적하다 그를 돕는 국토안보부 요원 마디니. [사진 넷플릭스]

하지만 마블의 세계관이나 퍼니셔와 히어로들과의 관계를 줄줄이 꿰고 있지 않아도 이 시리즈늘 보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캐슬의 파트너로 나오는 천재 해커 마이크로, 캐슬을 돕는 국토안보부 수사관 마디니, 캐슬의 베프이지만 뭔가 빌런스러운 빌리 루소까지 새롭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내용만큼 잔혹한 분량

악당을 응징하는 장면은 매우 잔혹하지만, 이야기 전개도 좀 잔혹하게 긴 측면이 있다. 시즌1과 2, 모두 에피소드 13편(편당 50분)으로 구성됐다. 캐슬이 음모를 파헤쳐가는 과정과 새로운 인물과의 관계는 흥미진진하지만 시즌당 13편을 끌고갈 정도는 아니다. 좀 더 속도감 있게 에피소드를 줄여서 짜는 게 나을 뻔했다. 


디즈니의 마블 수거

넷플릭스에서 선보였던 마블코믹스 TV시리즈는 앞으로 추가 제작은 없다. 마블의 모기업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신경전이 이유다. 디즈니는 연말 넷플릭스에 대적할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회사 다코호스 코믹스를 통한 히어로물 제작에 나섰다. 이에 따라 <퍼니셔>뿐 아니라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아이언피스트> <데어데블> 등 마블 시리즈는 속편 제작이 모두 취소됐다. 다만, 디즈니는 해당 시리즈들을 넷플릭스가 아닌 자사 서비스에서 이어갈지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TMI

<퍼니셔>의 광팬인 미국의 힙합가수 에미넴은 제작 중단 소식에 트위터를 통해 '넷플릭스, 당신들은 완전히 얼빠진 짓을 하고 있다(YOU ARE BLOWING IT!!)'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2018년 사망한 마블코믹스의 명예회장 스탠리는 시즌1 13회에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눈치채기 힘들다. 벽에 걸린 모병 포스터 속 인물이기 때문. 


와칭 방문해서 더 많은 리뷰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찾아 삼도천, 메이드 인 어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