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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치노트 May 28. 2023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100주년을 담은 JLC 시계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가 그려진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사진=크리스크리스티 제공)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의 대표 라인 중 하나인 '리베르소' 한 피스가 크리스크리스티 경매에 올라왔습니다. 다이얼엔 예거 르쿨트르의 에나멜 마스터가 그린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저처럼 시계와 그림을 잘 모르는 분들이 봐도 한눈에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시계는 전 세계에 단 10개만 만들어진 '리베르소 키스' 중 첫 번째 피스입니다. 예상 낙찰가는 40만~80만 홍콩달러. 한화로 치면 약 6700~1억3600만원 정도입니다. 크리스크리스티에 나온 공식적인 설명은 아니지만, 제 생각엔 이 시계가 '키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듭니다.


이 시계가 만들어진 2008년, 예거 르쿨트르는 구스타프 클림트에 빠져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같은 해 클림트의 그림을 그린 시계를 한 피스 더 공개했는데, 당시 탄생 80주년을 맞은 대표 라인 '아트모스(Atmos)'였습니다. 클림트의 '아델르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1903~1907)'으로 박스를 장식한 시계였죠.

클림트의 그림이 그려진 아트모스. (사진=크리스크리스티 제공)

참고로 아트모스는 온도차로 무브먼트가 작동합니다. 심미성뿐만 아니라 기술력까지 갖춘 그야말로 경이로운 클락(탁상시계)입니다. 섭씨 15~30도 환경에서 온도가 약 1도만 바뀌어도 시계 뒷편에 부착된 캡슐의 혼합 가스가 확장하거나 수축하면서 시계를 작동시킵니다. 아트모스가 예거 르쿨트르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증명하는 입지전적인 라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이런 아트모스의 탄생 80주년엔 클림트의 그림이 그려진 피스를 공개했고, 4년 뒤인 2012년엔 케이스에 키스를 그린 피스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경매에 올라온 리베르소 키스의 케이스는 플래티넘 소재로 크기는 가로 29mm, 세로 41mm입니다. 리베르소는 1931년에 탄생한 예거 르쿨트르의 대표 라인으로,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아르데코 스타일 디자인으로 많은 애호가의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다이얼 상하부에 새긴 고전적인 세 줄, 다이얼에서 스트랩으로 품위있게 떨어지는 러그 라인 등이 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물론 폴로 경기에서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다이얼을 뒤집을 수 있는 기능도 빼놓을 수 없겠죠. 기술력과 심미성으로 아트모스 못지 않게 이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시계입니다.


지난해 예거 르쿨트르가 국내에서 전시한 리베르소와 에나멜 도구들. (사진=워치노트)

리베르소는 전면 다이얼과 백케이스, 그리고 시계를 뒤집을 때 드러나는 내부의 두 면 등 디자인할 요소가 많습니다. 그래선지 그동안 리베르소엔 반 고흐, 르누아르, 보티첼리 등 많은 작가의 그림이 에나멜로 그려졌습니다.

*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1995년 배트맨 포에버와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 기념 리베르소를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김기덕 감독 등이 받았던 베니스 영화제 버전 리베르소도 매력적입니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리베르소 탄생 91주년 팝업에서도 알폰스 무하의 그림을 그린 리베르소를 전시했습니다. 2021년엔 클림트의 1916~1917년 작품인 '여인의 초상'을 같은 곳에 그리면서 화제가 됐죠.


크리스크리스티는 "예거 르쿨트르는 자체 에나멜 작업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스위스 제조업체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이번 클림트 그림은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에나멜러(Miklos Merczel)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군요.


- 민수의 Buddy를 인스타 라이브로 들으면서 썼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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