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들겠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애당초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일개 공무원이다. 남들 다하는 외식은 몇 번 했지만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기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은) 내 직업에 깨 놓고 말해서 만족한다. 따라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책을 열었는데 어랏, 중국의 젊은 부자들의 첫 번째 공통점이 흙수저 라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뜬 구름 같은 위인전인 줄 알았는데 궁금함이 생겼다. 마흔에 접어든 나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보다 부가 세습된다는 팩트를 경험한 세대이다. 15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의 세습이라는 우울한 팩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케이스를 수도 없이 보았다. 그런데 중국의 젊은 부자들은 나보다 어린데도 위인전 속의 위인 같은 베이스에서 시작했다니 사실 놀랐다.
그들이 가진 첫 번째 베이스는 마법 같은(어쩌면 광기 같은) 열정이었다. 하루 20시간씩 무선조종장치 개발에 몰두한 왕타오나 세계 최초 폴더폰을 개발하기 위해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16시간을 일한 류쯔흥 등 그들은 완벽히 미쳤다. 사실 아무나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대상을 많이 좋아하는 것, 그것에 빠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미치지는 않는다. 다시, 나는 내 일에 미쳐있는가 반성한다. 미치도록 일하기 싫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래서 내 인생에 부자는 글러먹었는지도. 두 번째 베이스는 그들의 높은 도덕성이었다. 저자는 그들이 가치 중심적 사고를 한다고 썼다. 진짜 밀크티를 만들어보겠다는 기본에 충실한 마음, 교육마저 불평등할 수 없다며 온라인 교육사업에 뛰어든 책임감 등 그들의 이윤 추구도 도덕적으로 바르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을 지향한다. 도덕성이 결국 경쟁력이라는 어느 다큐가 생각났다. 머리가 좋고 성적이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생각하고 도덕적으로 옳게 행동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사실을 연구와 임상실험으로 보여준 다큐였다. 다시 나를 반성한다. 나는 도덕적으로 바르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내 일을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도 도덕의 가치를 바르게 알려주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세 번째 베이스는 IT활용의 민첩성과 처음부터 세계를 가늠하는 유연한 시각이다. 그들은 4차 산업혁명의 처음부터 큰 물에서 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 익히기 귀찮아 핸드폰을 신형으로 바꾸는 것도 겁나는 데다가 부산-경남 일대를 벗어나 살아본 적도 없고 살아갈 생각도 없는 나에게는 정말 먼 이야기다. 평균적으로 젊은 부자들은 나보다 조금 어릴 뿐인데 어쩜 이렇게 다른지. 요즘 아이들을 보면 새 스마트 기계에도 놀랍도록 빠르게 다룰 줄 안다. 고장 날까 봐 겁부터 내는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저자는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과 애정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게다가 한국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책을 쓸 수 있는 애국심이 대단하다. 저자가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나도 매일 뉴스를 접하며 나라를 걱정하고, 스포츠 경기를 보며 목에 핏대 세우며 대한민국을 응원하지만 내 애국심은 저자에 비하면 평범하다. 내가 청년보다는 장년이라 그런지 무기력하지도 않고 , 결혼과 출산을 했으니 *포 세대도 아니라 불행히도 저자가 말하는 희망의 씨앗은 생기지 않았다. 다만 책을 읽고 나서 젊은 부자의 인생 전반적 역사에 호기심이 생겼다. 특히 그 부자들이 부자가 된 에너지의 근간-미칠 수 있는 열정, 높은 도덕성과 가치 중심적 사고, IT활용력과 넓은 시각이 도대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엄마이고 교사이다 보니 교육의 관점으로 책을 읽은 탓이리라. 젊은 부자들의 부모의 양육방식, 가정환경, 학교생활 등 사람마다 좀 더 자세한 역사가 궁금하다. 더불어 책에는 젊은 남자 부자들만 나왔는데 젊은 여자 부자들은 없는지 알고 싶다. 도드라지는 젊은 여자 CEO가 없다면 그 까닭은 무엇인지 매우 알고 싶다.
이 책은 생을 대하는 시각이나 태도를 알려주는 자기 계발서에 가깝다. 중국의 젊은 부자들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그들의 삶을 읽으며 비슷하게 노력은 해보라고 조언하는 책이다. 많은 자기 계발서와 다르게 ‘돈’을 앞세워 반감이 생기기도 하고 반면 호감이 들기도 한다. 중국 젊은 부자나 기업에 대해 1차적인 궁금증이 책을 읽는 목적이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들을 통해 반성을 넘어 변화까지 기대하기에는 부자에 관한 서술이 깊지 않다. 독자가 부자에게서 지혜, 용기, 에너지를 가지기를 기대했다면 저자는 부자 케이스를 줄이더라도 심층적, 체계적으로 부자의 삶을 알려줬다면 더 좋았겠다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부자의 공통점과 시사점으로 내 삶이 부와 확실히 멀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는 시간이 된 것은 틀림없다.
**이 글은 서평단 지원으로 작성했지만 순수하게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