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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물방울 Mar 27. 2022

드라마가 삶의 중심이 될 수 있다니...

2020년 나의 삶을 구원해준 드라마

드라마가 삶의 낙일 수 있다는 거,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는 거 믿지 않았다. 허구일 뿐인 픽션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조금은 한가롭게 보였다. 건실한 현실의 삶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삶이 깜깜하고 어느 것 하나 기쁜 빛이 잘 보이지 않을 때, 나의 일상에서 어느 것 하나 특별할 것 없을 때, 보잘것 없이 바라보았던 드라마가 나를 구원해주었다. 이야기에 담긴 희망이, 스토리에 담긴 사랑이 허구를 뚫고 나와 나에게 빛나는 빛을 비추어주었다. 때론 드라마가 삶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는 바야흐로 2020년 겨울이었다. 내가 현업으로 임하고 있는 상가 분양이 참 어려웠다. 건물을 신축한 상태여서 1층이 모두 공실이었다. 1층뿐 아니라 4층의 병원 한 곳 빼고는 임대를 모두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힘에 부쳤다. 그 당시 나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건 임차인들이 몰려와서 공실을 채운 것이 아니었다. 그때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신랑과 함께 보았던 '드라마'였다. 그때 보았던 드라마는 바로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출처: TVN 홈페이지)



'스타트업'이란 드라마는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이다. (출처: 네이버 스타트업 드라마 기본정보) 배수지와 남주혁, 이선호가 주인공이었던 드라마였다. 스토리를 보면, 청춘들이 스타트업 사업을 꾸려나가며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새로운 도전에 나도 같이 마음 졸이고, 삼각관계 사이에서 많이 설레어했다. 현실을 잊고 극 중에 몰입했다. 



그중 한 조연이 있었다. 변호사이면서 스타트업에 뛰어든 여성이었다. 그 여성이 선호하는 커피는 아바라였다. 바로 '아이스 바닐라 라테'. 그녀는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아바라'라고 말했다. 



조금은 도시적인 느낌이 나서였을까?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남성 역시 아바라를 외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 장면을 여러 번 본 신랑과 나는 그 추운 겨울날 아바라를 그렇게 마셨다. 먼저 출근한 신랑에게 걸어서 출근하는 나는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오늘 어떤 커피 마실 거야? "

"음.. 글쎄..."

"아바라?"

"그래. 아바라."



그렇게 추운 상가 내부에서 기름 난로를 떼 가면서 몸을 녹이던 우리는 아바라로 에너지 충전을 했고, 기분전환을 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바삐 움직이고, 먹고, 자고, 수다 떠는 등 여러 일을 하며 우리는 세월을 먹는다. 과거에 한심하게 보였거나, 별 볼 일 없이 보였던 사소한 것들이 때론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될 수 있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은 건 아닌가 싶다. 드라마의 스토리가 나를 구원해주었고, 이야기 중에 등장한 커피의 한 종류가 삶의 활력이 되었다.



어제 문득 2020년 힘들었던 겨울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당시 자주 갔던 아바라 맛집으로 향했다.

아바라를 마시니 그 당시의 '스타트업' 드라마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그 바탕에 깔린 그때 당시 나의 삶도 겹친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드라마의 도전과 겹쳐져 예쁜 추억으로 남겨졌다.





토요일 오후에 마셨던 아바라. 과거의 추억이, 드라마의 설렘이 함께 했다.




때론, 드라마가 삶의 중심이 될 수 있다니, 

때론, 드라마가 삶을 이끌어 줄 수 있다니,

어쩌면 다름아닌 우리의 삶이 드라마 그 자체여서 그런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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