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물방울 Oct 01. 2022

요새 누가 손으로 택시를 잡아

앱으로 잡지~!

나는 노래를 들으면 한 곡을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요즘 듣고 있는 노래는 바로 리쌍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이다. 이 곡의 원곡은 봄여름가을겨울의 곡인데, 나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리쌍의 노래가 더 친숙하다. 오늘 아침에 불현듯 떠오른 이 노래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들을 때마다 다른 추억들이 떠오른다. 그중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고 싶다. 이 글을 쓰니 나이가 들통(?) 나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 한번 써보려고 한다.


01. 요새 누가 손으로 택시를 잡아~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택시가 유용하고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보통은 교통편이 안 좋은 장소에 있거나, 매우 많이 몸이 지쳐있을 때가 그 경우이다. 아마 친구와 약속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을 것이다. 택시를 잡기 위해 순간적으로 난 도로 옆 인도로 갔다. 여러 오는 차들을 물색한 뒤 택시로 보이는 물체가 다가오자, 예전 버릇(?)대로, 오른손을 뻗어서 손을 살짝 흔들었다.  쌩쌩 달리는 도로 옆 인도에서 택시는 쌩하지 지나갔고, 친구는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요즘 누가 손으로 택시를 잡아~ 앱으로 잡지!" 


순간 당황했다. 진짜 그랬기 때문이다. 요즘은 손으로 잡지 않고 택시를 잡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드는 그런 시대였다. 이런 상황이 나에게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었다. 친한 고모에게 이 말을 하나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고모도 손으로 택시 잡다가 안 잡혀서 카카오 택시를 핸드폰에서 꺼냈다고 했다. 택시를 잡으려는 상황에 순간적으로 오른손이 나가지만, 나가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부여잡고, 핸드폰으로 손을 뻗는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나 보다. 이렇게 변하나 보다.



카카오 T를 이용해 택시를 잡는 게 일상화되었다._사진 출처: 카카오 모빌리티 홈페이지



02. 요새 안방에 큰 냉장고를 두는 게 유행이더라.


엄마 친구 모임에 몇 번 나간 적이 있다. 엄마의 차편이 쉽지 않아서였다. 여하튼 그곳에서 60대 세대들의 고충을 알 수 있었다. 그중 나름 재미있었던 일화가 있었다. 아들네 집에 가끔 들렀는데, 어느 날 가보니, 안방에 냉장고가 떡하니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워낙 요즘 세대들은 다른 걸 아니까 머리를 꺄우뚱하면서도 그러려니 했다고 한다. 몇 달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그 냉장고는 바로 스타일러였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참 웃겼지만, 한편으로 참 세월이 변하는 걸 깨닫게 된다. 스타일러는 드라이 맡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생긴 물건으로써, 꾸김이 펴지고, 향기 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전제품이다. 한 때 화장품 냉장고도 있었으니까, 그 모양이 꼭 냉장고 같아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안방에 있는 큰 냉장고의 정체는 바로 스타일러였다.



안방에 있는 예쁜 냉장고_사진출처:LG 스타일러 홈페이지



03. 이곳저곳 생겨나는 로봇들...(키오스트, 서빙하는 로봇)


로봇의 일상화가 되고 있다. 사실 30대인 나도 키오스트(주문하는 기계)가 등장했을 때 힘들었다.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 로봇 메뉴판에 주문하는 게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선택해야 하는 옵션도 많고, 어떻게 해야 주문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었다. 이제는 태블릿 pc가 식당 테이블마다 한 대씩 있어서, 자리에서 주문하는 곳도 늘어가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께 참 어려운 세상이다. 예전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방탈출 게임이 있었는데, 현실이 난이도가 있는 게임같이 되어버렸다. 


서빙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로봇이 있었으니, 바로 서빙로봇이 되겠다. 예전에 속초에 물회 먹으러 갔을 때 처음 접한 로봇은 여기저기서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일손을 도와주는 것 같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들겠지.




서빙하는 로봇_출처: 배민 로봇 홈페이지


변하는 게 참으로 많다. 이 글은 조금 유머러스하게 쓰긴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세월의 속도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변해야 살아남으니까, 변한 세상에 잘 적응하기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p.s.: 혹시, 변화하는 것 때문에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으면, 답글로 남겨주셔요~!  

매거진의 이전글 드라마가 삶의 중심이 될 수 있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