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물방울 Jul 28. 2020

두근두근 내 심장을 어택 하다.  ​

하트 시그널 3, 시청 후기



 나는 결혼 6년 차가 되었다. 연애 때는 몰랐는데, 신혼 때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어느덧 설렘이란 감정에 무덤덤했었다. 흐르는 시간 속 내 두근거리는 감정은 무덤 속에 갇혔다. 이런 나의 마음에 들썩거리는 느낌을 가져다 준건 다름 아닌 TV 속 청춘 남녀들의 삶으로부터였다.

“넷플릭스 무료로 한 달 볼 수 있대”

평소 티브이 보는 걸 즐겨하는 신랑은 신이 나서 말했다. 나 같은 경우 tv 프로그램을 돈 주고 다시 시청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본방송으로 보면 공짜인걸 한편에 1500원 한 달에 만원 가까이 결제하는 게 아까웠다. 신랑은 달랐다. 업무상 갑작스러운 일정이 잦아 원하는 방송을 못 볼 때가 종종 있다.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신랑은 서슴없이 재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결재 버튼을 누른다. 영화 한 편 보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해서 영상을 보는데 드는 비용을 기꺼이 감수한다. 그런 신랑 덕에 나 또한 영상을 다시 볼 수 있는 이용권을 구매하는 데 있었던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에 알게 된 넷플릭스.

넷플릭스를 처음 본 사람들은 다 맛봤을 신세계를 나도 맛보았다.

이태원 클래스, 하트 시그널 3, 8월의 크리스마스, 정직한 후보 등을 보았다. 난 그중 하트 시그널 3에 푹 빠졌다. 새벽 3시까지 잠자는 신랑을 옆에 두고 영상을 보며 설렘의 출렁거림에 푹 빠졌다.

출처: 채널A


 하트 시그널은 채널A에서 하는 한 연예 방송 프로그램이다. 2020 젊은 남녀 8명이 ‘시그널 하우스’에 함께 동거하며 펼쳐지는 무한 썸의 세계를 그린다. 서로 사랑의 시그널을 보내는 입주자는 남자 4명, 여자 4명이다.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썸도 있고 우정도 있는 싱그러운 20대의 설렘이 내 맘에 들어왔다. ‘시그널 하우스’의 스토리는 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젊은 날의 나의 추억이기도 했다.


출처: 임한결 인스타그램


남자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미국 페이스북에서 일하다가, 한국 핀테크 업계에 러브콜을 받고 돌아온, 엄친아의 정석, 천인우

섬세한 감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조각하는 좋은 사람, 정의동

스위트 한 매너와 세련된 제스처를 갖춘 브랜딩 마스터 , 임한결

연애계의 정글에 들이닥친 사자, 이름만큼 강렬한 남자, 김강열

출처: 임한결 인스타그램


여자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영화 속 첫사랑을 닮은 그녀, 모든 남자 출연진의 하트를 받았던, 박지현

쿨한 센스에 트렌디한 말투,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뭐든지 될 준비가 되어있는, 이가흔

남초 공대에 있는 독보적으로 예쁜 아름이, 사랑에 있어선 직진녀, 서민재

단아한 외모, 솔직한 말투, 먹방계의 정석, 천안나


(하트 시그널 프로그램 설명 참조)

출연진은 모두 연예인 급으로 잘 생기고, 예뻤다. 스펙 또한 굉장히 화려했다.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탄이 흘러나올 만큼.

모든 출연자들이 다 매력적이지만, 나의 마음을 훅 가져갔던 출연자의 대사를 말해보겠다.

출처: 채널A , 이가흔


모든 여성들의 로망, 이가흔.


맞다. 이가흔은 여성 출연자이다. 역시 예쁘고 센스 넘치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와 행동은 더 세련되고 멋졌다. 이가흔은 천인우와 첫 데이트를 한다. 첫 데이트 장소는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이었다. 이 공방에서 서로의 앞치마를 해주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이가흔이 천인우의 앞치마를 해주며 건넨 말은 바로

"3대 500 치나 보네!"

이 말을 듣자마자, 천인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기분이 좋은 느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이 말의 뜻을 못 알아들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3대 운동(벤치프레스, 스퀘트, 데드리프트)을 합쳐서 500kg, 이상 드는 걸 말한다. 이 말을 다른 사람도 알아듣는지 궁금해서, 개인 헬스 PT선생님께 여쭤보았다.

“선생님, 3대 500치 세요?”

반문하지 않고 바로 알아들으셨다. “예전엔 600까지 쳤었어요.”라고 대답을 이어가셨다. 운동 마니아 집단에서 통용되는 말이었다. 이가흔이 한 말은 몸이 좋다는 의미를 내포함과 동시에 자기 자신도 운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또 하나 이가흔의 심쿵 포인트가 있었으니, 천인우가 밝은 여자가 이상형이라는 말에 대답하는 장면이다.


"난 밝아. 사실 난 네가 원하면 뭐든지 될 수 있어"

진짜 멋진 여자, 센스 있는 여자 이가흔. 내가 언니지만, 이런 언니 갖고 싶다.

출처: 채널A


또 하나의 매력쟁이(진실을 말하면 하트 시그널 8명 모두 매력쟁이)가 있었으니, 첫사랑의 아이콘 박지현이다. 박지현은 첫 입장에서 환한 미소를 띠며 들어온다. 한 겨울의 코스모스라고 비유될 정도로 정오의 햇살로 표현될 정도로 빛나고 아름다웠다.

그런 그녀가 등장할 때면, 남자 출연진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거실에서 다른 출연진들과 게임을 하고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박지현이 등장하자 어떤 남자 출연진이 벌떡 일어서는 거 아닌가. 다른 남자 출연진들도 눈빛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이 장면을 보자 또 현실에서 써먹고 싶어 졌다. 신랑과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나. 문 밖에서 내가 들어올 때 신랑은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얼른 일어나 밖에 나갔다가 문 안으로 들어왔다. 신랑이 궁금한 듯 물어봤다. “ 왜 나갔다 온 거야?” 나는 매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맞춰봐!” 신랑은 알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방귀 뀌었어?”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옛날엔 로맨스였는데, 이젠 코믹밖에 안되는구나!

하트 시그널은 나에게도 두근두근했던, 연애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명동 한복판에서 “사랑해”라는 고백을 받은 것도, 비 오는 날 하나의 우산을 쓰고 갔던 것도(우산이 두 개여도 무조건 하나로 쓴다.), 처음 신랑이 나에게 고백한 장면도 떠올랐다.

방송이 끝나고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한 8명의 입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워낙 튀는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라 일상에서 잘 눈에 띄는 듯하다. 이러한 관심이 그들의 인생에 긍정적 영향만을 미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셀렘을 무덤 속에 간직한 채 살아온 나에게 준 하트 어택들은 정말 소중했고,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이 곱게 간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글을 통해 내 마음속에 설렘 폭탄을 날린 8명의 청춘 남녀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출처: 채널A


매거진의 이전글 미치도록 슬프지만, 한없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