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몰랐다.
내가 이렇게 돈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돈이 이렇게 고마운 존재일 수 있다는 걸 몰랐다.
그동안 나는 참 많은 걸 참아왔다.
피티 받고 싶은 마음도,
머리 예쁘게 하고 싶은 욕심도,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덥석 사는 선택도,
괜히 사치처럼 느껴져서 미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가 나를 위해 써도 되는 거잖아?"
라는 마음이 들었다.
운동을 시작했고,
피티를 받으며 나를 돌봤다.
무려 16킬로를 감량하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만큼 마음도 가벼워졌다.
머리스타일도 예쁘게 바꿨다.
거울 앞에 선 나를 스스로 좋아할 수 있게 됐다.
쇼핑할 때도 더 이상 가격표부터 보지 않는다.
진짜 내 마음에 드는 걸 고르고,
그 옷을 입은 채 당당하게 거리를 걷는다.
생활의 질도 올라갔다.
편리한 전자기기 하나, 좋은 의자 하나가
하루를 훨씬 더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고,
그 돈을 나에게 쓸 수 있게 된 용기가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리고,
내가 정말 감사했던 순간.
시어머님께서 수술이 필요하실 때
망설임 없이 말씀드릴 수 있었다.
“어머님, 걱정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 말을 꺼낼 수 있었던 이유는
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여유로웠기 때문이다.
(사실은 돈도 있었다.)
나는 이제 알겠다.
돈은 단순히 쓰고 남기는 숫자가 아니라
내 삶을 예쁘게 가꾸는 힘이자,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전하는 언어라는 걸.
돈을 좋아하게 되었다. 더욱 더.
그건 나를, 그리고 우리를 더 좋게 만들어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