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렸다. 그날 따라 더욱 친절하게 보험가입권유 전화를 받게 되었다. 평소같으면 씨니컬하게 받고 끊었을 테지만, 그날 따라 대화가 하고 싶었다. 어차피 들지도 않을 보험이긴 하지만, 어떤 논리인지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하루에 스타벅스 4100원짜리 커피를 끊으면, 30일이면 약 120,000원입니다. 조금 더 더해 한달에 20만원짜리 보험에 가입하면, 나중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보상도 받을 수 있고, 연금으로도 가능합니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뉘양스였다. 커피값을 줄여서, 보험을 들으라는 권유였다.
"전 커피 못 끊겠어요."
라고 말했다. 전화상담직원은 정말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에게 커피값을 줄일 것을 권유했지만, 나에게 그건 불가능이다.
그렇다. 난 커피를 사랑한다. 그 중 스타벅스라는 카페를 애정하는 스타벅스 예찬론자이다. 미래를 위해 커피를 끊으라는 사람에게 단칼에 거절했다. 내가 카페 중 스타벅스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 어때요?
일단 커피는 나의 몸을 영혼을 깨우는 액체이다. 나에게 커피는 몸에 좋은 마약같다. 잠에 취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을 때, 커피 한 모금이 주는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호식품의 대표적인 커피. 난 정말 사랑한다. 그 향을, 그 맛을 말이다. 처음부터 커피의 맛을 알았던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 시험에 대한 공포가 발앞에 떨어졌을 때, 커피는 단지 잠을 깨는 도구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아메리카노 같은 쓴 커피는 입에 데지도 못했다. 편의점서 달달한 프렌치카페같은 라떼를 산다. 그리고 독서실에 간다. 집중이 안될때 한모금 마신다. 순간, 입으로 들어간 커피는 식도를 거쳐 심장으로 향하고, 온 몸으로 핏줄을 통해 뿜어져 나간다. 난 자각 하게 된다. 몰입이 더 잘된다. 커피는 그런 용도다. 몸을 영혼을 더욱 깨어있게 하는 그런 사랑스러운 존재. 이건 비밀인데, 그 중 스타벅스커피는 단연 최고다. 액체에 마약을 섞었다는 루머가 돌정도이다. 잠이 정말 안깰것 같을때, 나에게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 가끔은 샷 추가해서.
스타벅스 공간은 나만의 작업실이다. 이 공간이 주는 몰입도가 최고이다. 사람들의 소음이 몰입하는 순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난 오롯이 나의 세계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스타벅스 매장의 직원은 손님에게 쉽게 아는척을 안한다고 한다. 이유는 혼자온 손님도 뻘쭘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공간에서, 방해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란다. 나의 필수요소인 콘센트가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왠만한 사무실보다 훨씬 집중도 잘되고, 효율도 좋다. 게다가 대부분의 매장이 오전 7시에 열어서 오후 11시까지 한다. 이 시간 아주 만족스럽다. 난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집중하고 싶을 때, 글을 쓰고 싶을 때 언제나 이곳을 이용한다.
스타벅스는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이다. 한 친구로부터 들은 말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하는 취미를 가진 한 외국인이 있다고 한다. 그는 호주에서도, 유럽에서도 존재하는 스타벅스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가 한국 강남에 와서 스타벅스를 돌아다니다가, 포기를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 명확한 사실은 그만큼 한국에 존재하는 스타벅스가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느 장소에 있는 스타벅스라도 쉽게 내가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때때로 친구와 약속이 있을 때, 미리 가서 그 주변에서 한두시간 정도 시간을 떼운다. 정말 꿀같은 시간이다. 한 군데 묶여 있는 장소가 아닌 여러군데 내가 임대해 놓은 장소라고 생각하면, 사실 4100원의 아메리카노 톨싸이즈의 값이 아깝지 않다.
그밖에도 이러한 장점이 있다. 12번의 음료를 드신다면, 한 잔의 음료를 무료로 준다. 스벅을 자주 애용하는 나는 이것도 쏠쏠하다. 미리 선결제로 충전하는 시스템이어서, 커피값에 대한 부담이 덜하게 느껴진다. 여름과 겨울 마케팅으로 선물과 다이어리를 준다. 특히 이번 시즌은 다이어리나 예쁜 볼펜 중 택 1인건 안비밀. 스타벅스는 참 마케팅을 잘 한다.
가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사람을 향한 나쁜 눈초리를 경험할 때가 있다. 커피값이 4000원이 넘는데, 밥값이랑 비슷하다고, 사치 아니냐고. 하지만, 난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이곳은 나만의 작업실이라고, 많은 나의 글이 이곳에서 탄생하고 있다고, 영감을 주는 공간이라고, 사랑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말이다. 솔직히, 어디 한군데 작업실 임대하는 것보다 이게 더 이득이다. 보증금 없이 한달에 12만원하는 작업실이라니, 거기에 커피가 포함인 곳. 이곳은 나에게 완전 땡큐인 공간이다.
신화 세이렌에서 유래한 스타벅스의 브랜드. 나도 세이렌의 노래에 홀린듯 자주 스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