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3, Best 2, Best 1
이맘때쯤 티브이에서 연말 시상식을 한다. 항상 드라마 배우나, 코미디언, 가수들은 상을 받는데, 일반인들에게 주는 상은 없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2019년 스스로에게 시상하는 주제를 택해 보았다.
그럼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작은 물방울의 올 한 해 잘한 일! Best 3부터 발표하겠습니다.
Best 3. 수채화를 배운 것.
마지막 <베스트 3>로는 수채화 배운 것을 꼽는다. 나에게 있는 조증이나 울증 때는 마음의 불안이 크다. 그래서 글을 쓰면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잘 써지지 않았다. 견딜 수 없는 불안 감정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 였다. 나에게 수채화를 그리는 건 충분히 불안을 잊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붓에 물감을 발라 하얀 도화지에 색칠해 나갈 때의 느낌은 글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쾌감이 있다. 다양한 색들이 나에게 위로의 말들을 건네주었다. 올해는 그림이란 또 다른 언어를 배웠다. 그리고 꽤나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Best 2. 글을 지속적으로 썼다.
글쓰기는 어두컴컴한 구렁텅이에 갇힌 나에게 밧줄 같은 존재이다. 쓰기 위해서는 사색이 필수적이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들은 한 발자국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글쓰기 모임을 지속적으로 해오며, 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글벗들과 나눈 이야기와 위로들은 날 성장시켜준다. 글로 이어진 보이지 않는 힘은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글을 쓰며 느끼는 행복함의 실체는 만져지지 않는 두리뭉실한 무언가 에서 만져지는 구체적 실체가 된다. 작지만 일상에 숨겨져 있는 보물들을 보는 눈이 생긴 건, 모두 글쓰기 덕분이다.
Best 1. 위기 때 응급실을 찾았다.
2019년은 나에게 위기가 많은 해였다.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지속해서 서 있을 수 없듯이 자꾸만 넘어질 것 같은 위기가 찾아왔다. 나에게 파도는 조증이었다. 2019년 4월 15일쯤 나에게 조증이란 병이 다시금 몰려왔다. 세상의 끝을 나 홀로 마주한 느낌. 조증은 도파민이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현실인식이 달라지는 병이다. 그래서 이상행동을 한다. 신랑과 고모, 아빠가 일찍 눈치채 응급실로 향했다. 지어준 약을 받고 잠잠해졌다. 2019년 10월 쯔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거대한 파도가 오는 듯한 느낌.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 외줄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다시 응급실을 찾았고, 다행히 울렁거리는 바다 위에서 단단한 땅으로 옮겨졌다. 약이라는 고마운 도움을 받았다. 큰 파도가 오기 전에 찾은 응급실, 그리고 적절한 약 처방을 받은 건 올해 내가 제일 잘한 일이다.
이제 올 한 해도 1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2019년이 나에게 위기의 한 해이면서, 도약의 한해였다. 내년에 어떤 일이 펼쳐질자기 마음 깊숙이 기대되고 설렌다.
*그림에 관한 글
https://brunch.co.kr/@waterdrops3/50
*글에 관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