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it simple... and fun...
조용한 주말이다.
요즘 가장 바뀐 건 이제 속도를 좀 늦추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보면서 거기에 좀 더 시간을 가지자라는 마음이다.
내가 취미로 가지고 있는 것은 브런치에 글쓰기와 R로 프로그램 만들기
특히 요즘 R에서 Quarto로 문서 만들기와 Shiny로 앱을 만들기에 푹 빠져있다.
도대체 50이 가까운 흰머리 난 중년 아저씨가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게 normal한 것인가?
ㅋㅋㅋ
상관없다. 이제는 너무 한 곳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잃는 순간까지 가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내가 정말 재밌어하는 것에 좀 더 시간을 쓰려고 한다. 어찌 보면 좀 더 일찍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이제라도 그런 마음이 든 게 다행이다.
20여 년 넘게 한 직장에서 나의 젊음을 바쳐서 일을 했다. 그리고 얻은 20년 근속휴가
코로나로 계속 연기연기 하다가 드디어 올 6월까지 휴가를 쓰지 않으면 소멸된다는 메일을 받고 순간 결정했다.
여행을 가자.
그리고 홀로 패키지여행 하나를 신청했다.
유럽이면서 좀 저렴하면서도 나름 의미 있는 곳..
튀르키예... (터키)
막상 계약금을 입금하니 자꾸 마음이 간다.
오스만제국 관련 유튜브도 보게 되고, 튀르키예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려고도 한다.
아. 사람은 선택이 중요하구나. 선택을 하고 나면 마음이 간다.
이건 사람 간의 관계나 일을 대하는 태도나 마찬가지일 거다.
날짜를 하루하루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
물론 완전 혼자 여행이 아니고 무리들을 따라다니며 사진 찍고 뭐 그렇게 돌아다니겠지만
그래도 기대가 된다.
낯선 땅. 낯선 언어. 낯선 음식들...
그래서 앱 하나 깔고 매일매일 조금씩 외국어 공부도 자기 전에 웅얼거려 본다.
여행 가서 맛있는 거 하나 더 먹고 싶다는 마음으로...
며칠 전 대학생 들에게 내가 배운 지식을 조금 나누어준 적이 있다.
눈을 깜박깜박하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모습이 왜 그리 귀여울까?
다 큰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이런 기쁨을 줄 줄이야...
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시작한 것.
20대 때 배운 인라인 스케이트
결혼 후 사느라 잊고 있던 것이 문득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당근으로 저렴하게 하나 구입해서 주말마다 인라인 스케이트장에 간다.
그리고 보게 되는 풍경들...
아주 어린 아이들이 슬로비디오를 찍듯 인라인 스케이트를 병아리가 어미닭을 따라가듯 천천히 타고 있다.
너무 재미있어 한참 바라보면서 그 옆을 유유히 지나가며 타는 느낌이 좋다.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직장을 옮기거나 좀 더 자유로운 시간이 많이 주어질 것이다.
그때 등산이나 골프를 치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그건게 재미없을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이것저것 Try 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하면서 100살까지 즐기며 살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계속 말만 했는데, 그것도 조만간 Try 해 보련다.
군대 있을 때 화음으로 한 땀 한 땀 쳐 보았던 것을 넘어
좀 더 우아하게 한 곡 칠 수 있을 정도로...
이렇게 무언가를 하나씩 다시 시작해 보는 시간들이다.
그리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연습을 해 보고 있다.
좀 더 마음을 여유롭게...
그래서 인자한 '노인'이 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중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