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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Feb 10. 2016

LCD 디스플레이 단상

2016년 1월

2016년 LCD 산업은 어느덧 기술의 포화가 이루어지고 나라별 기술력 차이도 줄어들었다

LCD 산업 특성상 세대가 높아지는 공장이 지어질수록 그 전 세대 모두 합친 생산량을 넘을 수 있는 만큼

mother glass가 큰 공장을 많이 소유한 회사가 시장 지배력을 가지게 된다.


현재까지 8세대 이상 라인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LG 디스플레이, 샤프, AUO, 이노룩스가 최소 10년 이상 산업을 이끈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5년도 안되어서 중국의 BOE, CSOT, CEC, HKC 회사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8세대 라인을 짓기 시작하더니, 10세대 라인 착공식을 BOE에서 11세대 공장 검토를 CSOT에서 한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중국이 제조업의 전초기지와 동시에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되면서 중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관세가 많이 붙어 경쟁이 안되는 상황속에 삼성, LG는 5년 전  중국내  생산공장을 지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기술 유출은 인력 교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최신 설비를 갖춘 신생 기업들이 기술적 난관을 넘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는 기이현상이 나타났다.




2016년 중국내 LCD , OLED 공장 상황  





이러한 시기에 샤프의 매각 논의 기사는 LCD 엔지니어들에겐 나름 큰 충격이었다.

샤프는 식물 세포에서 액정상이 발견된 이후 학문적으로만 관심이 있었던 액정을 시계로 처음 제품화 한 기업이다.

그들의 기술을 보고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지난 30여년 흥미로운 도전으로 LCD 산업을 만들어나갔다.


가파른 성장의 시기속에 동부아시아의 LCD 산업 대결은 보이지 않은 전쟁이었다....

프론티어로 LCD 산업을 만든 일본의 10여년 독주를 한국의 두 기업이 가파르게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기업들도 특유의 국가자본주의 속에서 뒷따라 왔다.

10여년 전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당시 삼성전자)와 LC 디스플레이는 1,2위를 차지하였고

일본의 LCD 기업은 후지쯔, 히다치, NEC 는 경쟁에 밀려 이합집산속에 JDI로 통합되고,

샤프는 기술 우위로 10세대 라인을 과감히 투자하며 살아남기위하여 애썼다.

대만 기업도 이합집산을 통하여 AUO와 이노룩스 양강체계가 되었다.

이렇게 각 대표 주자들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통해 두개 정도로 정리되는 지난 10여년의 시기가 있었다.




중국의 성장


1998년 한국은 IMF 한파 속에서 많은 기업들의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그 중 현대 계열의 반도체업체 하이닉스와 LCD 업체 하이디스가 있었다.

하이닉스는 살아났지만 하이디스는 중국 신생기업 BOE에 팔렸다.

그 후 15년이 지났다.

하이디스는 결국 Paper 컴퍼니로 전락하고 BOE는 10세대 공장 준공식을 하였다.

점령군의 무서운 살육전 속에 중국 LCD 산업은 무섭게 성장했다.


서로 먹고 먹히는 전쟁 속에 엔지니어들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기업, 나라를 떠나 타국을 떠돌며

용병이 되었고,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일본 기업의 기술은 대만, 중국으로 이전되었다.

한국의 엔지니어들은 하이디스를 기점으로 회사내 권력구조에서 밀려난 중견급 간부들이 중국, 대만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은 서로 교환되고 비슷해졌다.


1. 일본의 독주 시대

2. 일본 기술을 카피하며 따라 잡는 한국, 그리고 그 뒤를 쫒아오는 대만 (일본-한국-대만 : 1강 2중)

3. 세계 1,2 위를 한국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했고, 대만이 그 뒤를 이었으며 의사결정이 늦은 일본이 3위로 밀려났다. (한국-대만-일본 : 2강-1중)

4. 한국의 막내 기업 하이디스의 몰락이 중국 LCD 산업의 밑걸음이 되어 BOE의 성장으로 한-대만-일본-중국 (2강 1중 1약) 시기

5. 일본의 몰락으로 한국-대만이 시장을 시배하면서 중국이 신생 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는 시기 (2강-BOE외 다수)

6. 현재는 한국-대만-중국이 비등한 시점 (3강) 그리고 일본의 몰락 (JDI와 샤프)


지난 20여년간의 LCD 역사는 위와 같은 다양한 구조속에 한국, 일본, 대만, 중국 속에서 여러 기업들이 그들만의 방법으로 서로 경쟁, 견제, 협동을 하면서 복잡한 상관관계를 맺어왔다.

 



엔지니어들의 방


글로벌 세계에서 국가의 의미가 무엇일까? 국경을 넘어 지형을 넓히는 기업은 21세기의 또다른 국가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그 사이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는 사람(엔지니어)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LCD라는 하나의 산업을 들여다보는 창은


국가,  기업,  기술,  사람  등등이 있고

이 창문에 따라 그 역사를 기술할 때, 전쟁의 역사로도, 기업간 경쟁으로, 인류 문명의 화려한 발전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하나의 나라, 한 기업속에 속해서 기술을 개발하는 한 개개인으로 바라볼 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이디스 관련 기사


한국인들이 일했던 한국 기업...

중국 - 대만에 휘둘리며 결국 공장 폐쇄

그 사이 기술은 중국으로 넘어갔고

인력도 중국, 대만, 다른 한국 기업들로 흩어졌다.


무엇인가?


한 국가의 국민이었고, 한 기업의 회사원이었던 그들은 결국 타국으로 이민을 갔고, 타국 기업의 회사원이 되었다.

일명 용병...

그 사이 한국은 그들을 돌보지 않았고,

한국 기업은 그들을 해고했다.

해고하기 전에 나간 엔지니어들은 '애국심'에 대한 씁쓸한 표정을 잠깐 하고 타국으로 건너가

그 나라의 '그들'과 하나되기 위하여 노력했다.




용병


그리고 생각했다.

로마 시대의 용병, 페르시아에 속했던 용병들...

'알렉산더' 영화속에 나오는 수많은 용병들...

그들에 의하여 무수한 제국들은 역사에 이름을 바꾸어 가며 존재했지만

'그들'의 이름은 '용병'으로 뭍여갔다



그들에게는 한 국가의 안위보다

한 개인으로 '가족'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애국...



혹 그들이 '애국심'이 없다고 비난하거나

'매국노'라고 역사에 기록하려는 사람들은

얼마전 손석희의 화두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라고 하는 이들은 '병역' 의무를 하지 않은 이들이다.

아이들의 급식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은 탈세 의혹이 있는 이들이다.


그렇다면

'애국'이란 단어는 '인권'이란 단어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미국의 논리와 비슷한 단어 아닐까?




토요일 오후

주절주절 글을 썼다.


그리고 영화나 한편 보련다.


아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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