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첨물 Apr 08. 2018

시간에도 소리가 있다

주말 오전 힐링의 시간

바쁘게 한주가 지나갔다.

계곡의 물이 폭우를 만나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지나간 후

화창한 날에 다시 볼 때, 언제 그랬냐 싶듯이 평온하게 흐르는 물처럼

주말 커피숍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토요일은 그냥 누워서 쉬려고 했는데

잇몸 치료가 예약이 되어 일찍 갔다가

신경을 건드리는 무차별 공격을 받고

'다시는 치과에 가지 않으리라' 하는 격앙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쓰러져 잤다.


"아빠"

"왜"

"달고나 하고 싶어"

"그래?"


몸을 일으켜 움직인다.

그리고 유투브로 동영상 한번 보고

만 원짜리 달고나 세트를 가지고 도전해본다.


우선 동영상에는 촛불 같은 것에 설탕을 녹였는데,

가스레인지 가장 약한 불로 해도 불이 너무 셌는지

검게 그을렸다.

어쨌든 처음이니 어떻게 나오는지 나도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식용소다 넣는 타이밍과 양

소다를 넣으니 색깔이 제법 달고나 색깔이 났다.


나무젓가락으로 휘젓은 후

"탁"

쇠판에 덜어 내는 것까지 성공

다음은 동그란 누르개로 누르고, 뽑기가 될 수 있도록 모형을 대고 누르면 된다.

그런데 누르개에 달고나가 달라붙는다.

"아빠"

"식용유를 누르개에 발라 놓아야 해"


'그렇군'

노랗게 눌어붙은 달고나를 뜨거운 물로 씻어 낸 후

다시 시도

"이번엔 네가 해 봐라. 아빠가 보조를 할 테니"



제법 색깔이 나온 후

"탁"

재료를 쇠판에 덜어 넣은 후

기름을 묻힌 누르개로 살짝 눌렀다 뗀 후

하트 모양을 대고 다시 눌렀다 떼어 보았다.


짜잔




힐링이 된다.

이런 시간들이...

그리고 재밌는 드라마를 찾아보았다.

몇 년이 지난 드라마 인 듯 하지만 달달한 달고나처럼 재미있다.



'쉼의 시간'

'멍 떼리는 시간'

'할 일 없이 어슬렁 거리는 시간'


이런 '시간' 들은

"콸콸" 흘러가는 물의 소리와 더불어

"졸졸" 흘러가는 물의 소리이다.


시간도 여러 소리를 가지며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

시공간 속에 유영하는 한 개체가

에너지를 받고 유영할 수 있을 것이란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손석희의 마흔과 나의 마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