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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Sep 08. 2019

로봇청소기에게 감정을 느낄까

움직임, 반응 그리고 공감


조국 후보의 무차별 언론 검증의 광풍이 태풍 링링과 같이 함께 물러갔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반격의 시간"이 오길 기대한다. 영화 후반부 반전의 재미를 기대하듯이...


주말 오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조용히 음악을 틀어놓고 평소 생각했던 주제에 대해 몇 자 적어본다.


요즘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는 책이다.

"QLED" 란 이름으로 시중에 팔리는 TV 이름에 양자(Quantum)가 들어가면서 어느덧 양자역학 100여 년 지난 요즘 우리 일상에 양자역학이 자연스럽게 들어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양자역학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던 쉬레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내며 양자 물리학자로서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했다.

그리고 떠오른 오늘 아침 우리 집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로봇 청소기와 물걸레 청소기가 방과 주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는 모습이다.


20세기에 태어난 나에게 어린시절 21세기를 상상하며 만든 많은 만화영화 속에서는 로봇이 인간과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문득 떠올랐다. 그때 보았던 모습들이 어설프지만 우리 집에서 구현되고 있구나. 로봇 청소기들이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며 스스로 돌아다니는 모습들... 얼마 전 와이프와 처형이 각자 자기들이 로봇 청소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조용히 소파에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로봇 청소기가 청소하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렇게 기특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처음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로봇청소기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러나 나도 바쁜 일상 속에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돌아다니면서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를 보니, 약간 그런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요즘 보고 있는 넷플릭스 러시아 드라마인 '그녀, 안드로이드'와 연결하여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어떨 때 '인간성'이란 느낌을 가지는 것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Sk7eqvnAL1k


이 동영상은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연구실의 로봇 실험 장면이다. 4족 보행 로봇의 평형 유지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하고 했을 텐데, 때아닌 '로봇 학대'란 키워드로 이슈화가 되었다. 사람들은 머리도 없는 그저 4족 보행 로봇한테 인간, 동물에게 사용하는 '학대'라는 말을 사용하며 감정을 느낄까? 그리고 다시 우리 집을 보았다. 최근에 구매한 두 가지 전자기기인 로봇 청소기와 식기 세척기는 가사 일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하여 엄마와 아빠들에게 '자유'의 시간을 주었다. 누구는 세탁기의 등장이 많은 여성들의 가사 노동을 줄여준 최고의 전자기기라고 언급하였는데, 로봇 청소기와 식기 세척기도 마찬가지로 맞벌이 부부가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런데 세탁기나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는 같은 범주의 가전기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센서를 가지고 움직이는 로봇 청소기에게는 '조금' 더 인간성을 느끼는 태도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살펴보기로 했다.

1.  http://www.socialmetrics.co.kr/ 사이트 이용


2019. 8. 9~2019. 9. 9 한 달 동안 15개의 SNS에서 "로봇청소기"가 언급된 것을 찾아서 분석한 내용이다.

먼저 연관어 결과가 보인다.  

위 사이트에서는 '감성' 분석 기능도 있다.  로봇 청소기에 대해서 긍정, 중립, 부정의 형용사가 보인다. 왜 "춥다"와 "눈물 흘리다"가 로봇 청소기와 같이 언급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진솔", "귀엽다", "마음에 들다" 란 말이 특별히 인간적인 감정을 로봇청소기에 느꼈기에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사이트에는 '로봇 청소기'가 언급된 트위터, 인스타그램, 뉴스, 블로그의 상세 내용도 보여주었다. 그중에 가장 빵 터진 것은 아이가 로봇 청소기에 종이를 먹였다는 내용이다. 정말 위에서 말한 움직이는 로봇청소기에게 아이는 동물을 대하는 감정이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는 '잉잉이'라는 애칭도 붙여주었다는 내용...



다음은 '식기 세척기'에 대해서 분석 내용이다. 동일한 2019. 8. 9~2019. 9.9 한 달 동안 인터넷에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을 그래프로 보여주었다.

좀 특이하게 보인 것이 미운오리새끼와 김희철... 아마 '미운오리새끼' 란 TV 프로그램에서 김희철이 식기 세척기에 대해 뭐라 한 것 같았다. 바로 감성 관련 연관어를 보았다.  로봇 청소기에서 처럼 '사랑' 이란 말이 들어왔다. 가사 일을 덜어주는 기기로 주부들에게는 삼신 "로봇청소기", "건조기", "식기세척기"가 사랑받는 기기로 알려져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SNS 내용을 찬찬히 보아도 로봇 청소기와 같이 동물,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의 단어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단순 기계로 대하는 태도이지, 어떤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로봇 청소기는 '움직인다'라는 점에서 인간과 좀 더 유사하다. 그리고 충돌하면서 돌아다니는 물걸레 청소기가 아니라 센서를 가지고 피해 다니는 점에서 좀 더 인간과 같은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러면 대략 이 두 가지 키워드는 구글 검색에서 한 달 동안 얼마나 검색을 해 보았을까? 이건 구글트랜드로 살펴보았다.  대략 50~100회 정도 검색이 되었고, 식기세척기보다 로봇 청소기가 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연관검색어든 제품명과 연결되어 있어, 위와 같은 감정 표시는 알 수 없었다.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사람에게는 진화의 흔적으로 동그라미 2개가 나란히 있고, 아래 작은 동그라미가 있으면 사람 얼굴로 자연스럽게 추정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머리가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문득 구름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떠올리는 것처럼 인간은 움직이거나 뭔가 접촉했을 때, 반응하는 것을 보면 동질감을 느끼도록 진화해 온 것 같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향후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피커, 로봇 청소기, 자율 주행 자동차 등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든다.


https://www.irishmirror.ie/news/irish-news/irish-weather-weekend-not-looking-1112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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