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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Nov 27. 2019

안나의 즉위식과 허물어진 댐

겨울왕국2를 보고 4대 강을 떠올리는 것은 동심 파괴일까

겨울왕국 2

2013년 대한민국은 삼국시대 선덕 여왕 - 진덕 여왕 --- 진성 여왕 이후 민중들은 여자 대통령을 맞이 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을 몇 번 보내고 2016년 그녀를 대통령의 자리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내려오게 했다. 겨울 왕국 1편을 그녀의 재임 기간에 보고,  5년이 지나 겨울 왕국 2가 개봉된 시점에 우리는 그 왕을  병원 감옥에서 본다.

 


주말에 아이들과 영화를 보았다. 아마 천만이 넘을 것 같기에...

겨울왕국2

그곳에서 나는 두 가지 장면이 눈에 띄었다.

그중 하나가 마법을 쓰는 엘사가 아닌 평범하지만 당당한 인간 '안나'의 즉위식이다. 시민들에게 무언가 마법을 보여주고 그 '특별함'으로 인하여 '여왕'의 존경을 받는 엘사가 아닌 시민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으면서도 어려운 일에 주저함 없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안나. 그녀의 즉위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함을 주었다. 민들과 셀카를 찍는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오바마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만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과거의 새마을 운동의 매직이 다시 한번 한국을 부흥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던 것일까?



겨울 왕국 1편을 다시 한번 넷플릭스로 보니 엘사는 자신에게 생긴 마법을 주체할 수 없어했고, 결국 왕국을 떠났다.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안나는 추운 겨울 산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겨울 왕국 2편에서 드디어 안나는 '비정상적인 엘사'를 대신하여 왕국의 여왕이 된다. 이제 비로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듯한...


이 영화가 만들어진 미국은 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을까? 그의 부동산 부자의 매직이 미국 국민들에게 일어날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을까? 그러나 취임 3년이 다 되어 가는 미국에서 그의 탄핵이 하원에서 추진 중이다. 마치 몇 년 전의 한국의 데자뷔 같은  느낌 든다.


안나의 즉위식을 보면서 또 하나 떠 오른 것은 얼마 전 디즈니에서 개봉해서 인기를 끌었던 "알라딘"이다. 그녀가 폭발적인 목소로 끌려가다가 돌아서며 부르는 Speechless 노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 왕위 자리를 물려받을 때에도 당당히 "내가 하겠다"다며 아버지의 요청을 수락한다.


마치 아랍의 많은 여성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알라딘


백인이 아닌 두 여자의 왕이 되는 모습은 디즈니가 세상을 향해 무언가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듯하다. 소외되고 억압받은 이들에게  매직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나가라는...


매우 정치적인 두 장면은 최근 외신을 통해 들려오는 홍콩의 선거 결과를 떠 올리게 했다. 제 삼자의 시선으로 외국인들은 5.18이 일어났을 때 이렇게 TV로 한국 국민들의 피 흘림을 보았겠구나. 그리고 그때 붙잡혀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자가 결국 수십여 년 후에 김대중 대통령으로, 그 당시 민주화 운동을 앞장섰던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돌아온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 그들과 같은 제 삼자의 시선으로 홍콩의 시위와 선거 결과를 바라보게 된다.




겨울 왕국 2에서 또 하나의 장면.

엘사, 안나의 할아버지가 지은 잘못된 건설, 댐의 파괴이다. 자연의 정령을 화나게 하고 두 민족의 대립을 낳은 댐의 파괴

겨울왕국2


4대 강 사업으로 '녹조 라떼'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댐'의 파괴가 '금강보 수문 개발'을 연상시켰다. 생태계의 복원 어느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금강의 모습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금강 보 수문 개발


왜 디즈니는 '댐'을 줄거리의 큰 축으로 잡았을까?

트럼프가 만든 미국과 멕시코 간의 긴 만리장성은 수많은 사람들의 야유를 받았지만 '백인' 지지자들 속에서 매우 기이하게 지어졌다.  장벽을 '댐'의 형식으로 항의하려고 했었던 것일까?



미국-멕시코 장벽


그리고 동시에 우리에게도 낯 익은 장면이 떠오른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졌던 명박 산성


명박 산성

이렇게 세상은 시간과 공간이 마치 평행 우주처럼 곳곳에서 오버랩이 되면서 다시 재현되고 또 허물어진다.


나이 들어 보는 디즈니 영화는 어렸을 적 꿈과 환상의 모습이 아닌 현실 속의 리얼한 사람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어렸을 때 재밌게 탔던 바이킹이 어지럼과 함께 별로로 느껴지던 그 어느 날처럼...


그래도 겨울 왕국 2 영화관 앞에서 예쁘게 '엘사 드레스'를 입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영화를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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