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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Dec 13. 2020

논쟁

Dispute

상품화 과제를 앞두고 엔지니어들이 논쟁을 한다.

보이지 않는 전쟁.

무기는 데이터와 숫자, 그리고 분석 보고서이다.

통계적으로 모수가 많을 경우, 무기에 파워를 더해 준다.

연구소, 개발실, 양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그 소비자가 다시 판매자가 되고,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이 되는 것처럼 치열하게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진다.


프로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샘플 몇 개나 분석했습니까?
그걸 수정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다른 부서에 컨펌을 받고 오세요.

아니. 지금 문제가 되고 있고, 분석해보니 이런 증거가 있어서 이걸 제안드리는 것입니다. 저도 사이드 이펙트가 어떤 것이 생길지 모르니 경험 많은 부서들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가지고 온 것입니다.


두 시간여 수십 명이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고 오면 기가 빠진다.

평소 그리 말이 많이 않고, 요즘은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식사시간에도 말수가 적은 편인데

회의 시간 피 터지게 싸우고 나면


"피곤하다"




그리고

밤새 생각한다.

왜 그 불량이 일어난 것일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 신제품은 과연 제대로 출시가 가능할까?

10억, 20억, 30억... 개발비가 장난이 아니다.

수십 명, 수백 명의 전문가 집단이 한 제품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산더미다.

내가 놓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은 발견해서 개선할 수 있을까?

보통 불량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면 반드시 trade off 관계로 다른 것이 나빠진다.

기가 막히게 모두 좋아지는 것을 찾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래서 optimize를 한다. 최대한 불량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특성 저하로 인하여 손해가 크지 않게...




이제 남은 기간은 6개월이다.

그동안 달려왔는데, 마지막까지 무사히 세상에 나오길 고대한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나오면 비싸더라도 이번엔 직접 구매를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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