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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Sep 11. 2020

투자배급사는 왜 상업적 선택만을 고집하나요?

ANSWER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감독의 예술적 견해나 편집권을 투자배급사가 침해했다!’ 라는 뒷 이야기들을 다룬 기사를 본 적도 있으시겠지만, 무조건적으로 투자배급사가 제작사와 창작자의 반대편에 서있다고 볼 순 없습니다. 


 다만 어떤 고민거리를 두고, 견해차이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특정 장면의 편집 여부에 대한 이슈가 아젠다로 띄워졌을 경우, 감독은 그 장면을 찍은 이유가 명확히 있기 때문에 편집하는 것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투자배급사는 러닝타임이 길어지는 것(러닝타임이 길어지면 극장 상영 횟수가 줄어듭니다. 이는 수익에 영향을 줍니다.)에 비해 장면이 전달하는 이야기나 감정이 약하니 부득이 삭제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견해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결국 모든 영화계 종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것(그것이 돈을 벌기 위해서든, 다른 이유에서든)이기 때문에, 결국은 목표는 같되, 가치관에 따라 제시하는 해결책이 달라질 수도 있는 파트너의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감독이라고해서, 제작사라고해서 예술을 추구하느라 자신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외면받길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관점을 가진 창작자라면 아마 지속적인 작품 활동이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견해차이가 생길경우 의견 조정을 위해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모니터 시사'입니다. 영화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관객을 모아 영화에 대한 만족도, 편집의견,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입니다. 투자배급사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주체인 것은 맞으나, 그것이 꼭 영화의 완성도와 예술성에 배치되는 의견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극장/시장의 많은 접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균형적인 시각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영화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닙니다. 결국 예술과 창작물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창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그들의 개성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그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다소 아쉬운 부분일지라도, 특정 부분은 창작자의 주제의식과 개성을 위해 보존해줘야하는 영역도 있습니다. 투자배급사와 창작자, 제작사 등은 이 사이를 끊임없이 줄타기하며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노력해나가는 파트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두가 노골적으로 상업적인 성공에 몰두해 완성되는 작품도 더러는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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