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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중얼

"AI 절대 시간": 12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ai

by 꼬불이

요즘 많이 보이는 풍경.


작가들은 "이제 연출자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연출자들은 "작가 없이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외친다.


AI라는 새로운 도구 앞에서 각자 상대방의 영역이 쉽게 넘보거나 대체 할수 있다고 생각 하나보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아, 그간 서로에게 쌓인 게 참 많았구나."


하지만 세상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있다. 바로 절대 시간이다.


하루 12시간을 일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A는 AI로 감독까지 꿈꾸는 작가다.

B는 AI로 작가가 필요 없다고 믿는 감독이다.


AI 등장 후, 이 둘은 원래 자신의 영역이 아닌 것을 배우고 익히는 데 시간을 쏟는다.


연출을 배우는 작가, 글쓰기를 익히는 감독.


그 시간만큼 정작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아온 고유 영역을 발전 시키고 심도있게 연구할 절대 시간이 줄어든다. 작가는 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게 되고, 연출자는 덜 예리한 화면을 만들게 된다. 모든 걸 다 하려다 결국 모든 것이 어중간해진다.


반면


C는 AI로 작가의 전문성과 영역을 넓히려는 작가다. 리서치 시간을 단축하고, 캐릭터의 디테일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플롯의 허점을 미리 점검한다.


D는 AI로 연출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제작 시간과 비용에서 효율을 뽑아내는 연출가다.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촬영 전에 여러 앵글을 시뮬레이션하며, 편집 과정을 최적화한다. 이들은 원래 하던 고유 영역에서 자신의 장점과 경력을 살려 한 단계씩 성장한다. 작가는 더 뛰어난 작가가 되고, 연출자는 더 탁월한 연출자가 된다.


그리고 C와 D가 만난다.


최고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와, 그 이야기를 최고의 화면으로 구현하는 연출가가 손을 잡는다. 서로의 영역을 우습게 보거나 대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지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한 채로 협력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AI 생성 텐트폴 콘텐츠'의 작업 방식이다. 모든 걸 혼자 다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이 만나는 것.



AI는 경계를 허무는 도구가 아니라 전문성을 심화시키는 도구여야 한다. 절대 시간의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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