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티노의 밀실 미스터리 - 연극적 구성의 완성
눈보라 속으로 모여드는 8명의 운명
눈보라가 몰아치는 와이오밍.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가 데이지 도머그를 호송 중이다. 데이지는 살인죄로 레드 록에서 교수형을 기다리는 여죄수. 루스는 그녀를 살려서 데려가야 현상금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길에서 두 명을 태운다. 흑인 현상금 사냥꾼 마르퀴스 워렌 소령과 새로 임명된 레드 록 보안관 크리스 매닉스. 워렌은 링컨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네 명을 태운 마차가 미니의 남녀용품점에 도착한다. 눈보라 때문에 하룻밤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가게 주인 미니는 보이지 않고, 대신 네 명의 낯선 이들이 있다.
멕시코인 조 가게, 카우보이 조 가게, 영국인 오스왈도 모브레이, 노인 제너럴 샌포드 스미스. 모두 각자의 사연으로 눈보라를 피해 머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의심과 긴장감이 고조되는 밀실
오두막 안은 점점 의심으로 가득해진다. 워렌은 미니가 흑인을 환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미니가 멕시코인들과 친하게 지낼 리 없다고 의심한다. 뭔가 이상하다.
각자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난다. 모브레이는 교수형 집행관이라고 주장하고, 스미스 장군은 남군 출신이라며 워렌을 적대한다. 조 가게는 과묵하고, 매닉스는 새 보안관 배지를 자랑한다.
데이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녀는 계속 특정 인물들과 눈빛을 교환한다. 루스는 점점 편집증적으로 변해가며 모든 사람을 의심한다.
워렌과 스미스 장군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다. 워렌은 스미스의 아들 체스터를 죽였다고 고백하며, 잔혹한 디테일을 설명한다. 스미스가 총을 뽑으려 하지만 워렌이 먼저 쏴 죽인다.
진실이 드러나고 피의 복수가 시작되다
첫 번째 죽음 이후 분위기는 더욱 살벌해진다. 워렌은 미니와 그녀의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추궁한다. 뭔가 큰 음모가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런데 루스가 갑자기 독이 든 커피를 마시고 쓰러진다. 죽어가면서도 데이지를 쏘려 하지만 실패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독을 탔다.
워렌이 추리를 시작한다. 마치 포와로나 홈즈처럼 모든 사람을 심문한다. 결국 진실이 드러난다.
조 가게(실제로는 조 가게의 형제), 매닉스, 모브레이는 모두 데이지 도머그의 일당이었다. 데이지의 남동생 제브 도머그가 누나를 구하려고 보낸 것이다. 이들은 미니의 가족을 모두 죽이고 루스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복수와 정의, 그리고 마지막 선택
진실이 밝혀진 후 총격전이 벌어진다. 조 가게가 먼저 죽고, 워렌도 중상을 입는다. 매닉스도 부상당한다.
결국 살아남은 것은 워렌, 매닉스, 데이지뿐. 워렌은 매닉스에게 링컨의 친서를 보여준다. 사실 그것은 가짜였다. 워렌이 글을 못 읽는 흑인들을 속이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매닉스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진짜든 가짜든, 워렌은 좋은 사람이라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데이지를 교수형에 처한다. 루스가 원했던 정의를 대신 실현하는 것이다. 데이지는 끝까지 저항하지만 결국 죽는다.
워렌과 매닉스도 중상으로 곧 죽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마지막에 우정을 나누며 링컨의 편지를 함께 읽는다. 눈보라는 여전히 몰아치고, 오두막에는 시체들만 남는다.
『헤이트풀 8』은 완전한 밀실 미스터리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8명의 생존 게임.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서부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의 통일성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한 오두막에서만 벌어진다.
이는 연극의 무대와 같다. 등장인물들은 도망갈 곳이 없고, 관객도 마찬가지다.
대화의 힘이 모든 것을 이끈다. 액션 시퀀스는 최소화하고, 대신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워렌의 추리 과정은 마치 연극의 독백과 같다.
타란티노는 이 영화로 증명했다.
화려한 액션이나 스펙터클 없이도, 오직 인물과 대화만으로 3시간을 끌고 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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