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탄생

감정의 침전물

by 화가 이목


무거운 감정들은 파도에 밀려 나오지 못해 깊은 심해에 스스로 가라앉거나 터져 먼지구름의 형태(성운)가 되었다 같은 이름의 별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이전과 릅니다.


부정적인 감정의 이름에서 스스로 피워낸 꽃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추하다 여기고 그런 적이 없음에도 항상 어두웠다 생각합니다. (이는 앞으로 나올 혼돈과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꽃이 피기도 전 보지도 않은 채, 떨어진 꽃을 보며 미리 포기하듯이요.

하지만 우린 삶을 계속 살아가야 하고, 수없이 감정을 죽이고 살리기를 반복합니다.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찾아 다듬기도 하고 때론 필요에 의해 더 피우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잠시 저무는 일이 생겨도 다시 필 수 있게 뿌리(별)에 해당되는 부분을 꽃으로 형상화하여 만들었습니다.


부정적이라 생각한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에도 부정적인 면이 항상 있습니다. 렇다고 한 쪽 면만 있으면 균형이 잡히지 않아 안정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경계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순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되듯 서로의 상황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곳을 틔워둠으로써 균형을 맞추고 충분히 익숙해진 다음, 내면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불필요한 경계를 지워내는 과정이길 바랍니다. 이건 어떠한 적도, 싸움도 아닙니다. 더 아프지 않게 하는 정도의 현상 유지이니 치유와도 거리가 멀죠. 아픔은 사라지지도 않았고 잊히지도 않았지만 그저 그렇게 나아갈 겁니다.

그건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으니까요.




P.S. 개인적으로 허영이란 감정을 좋아합니다. 과하면 물론 독이 되지만 적절하게 쓰면 편견을 없애주고 도전을 해볼 수 있게 합니다. 덕분에 평소 잘 쓰지 않던 색감과 콜라주를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고, 또 다른 호기심까지 생기게 만들었습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하게 되더군요.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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