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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Aug 11. 2023

오픈런 도서관


오픈런.

그냥 백화점 명품관 입장을 위한 몸부림으로 생긴 용어다.

여러 용도로 쓰이지만, 이걸 도서관에서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시골에는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름을 딴 정약용 도서관이 있다.

신축이다. 규모도 훌륭하고, 내부시설도 완벽하다.

신축이니까...


이사오고나서 도서 대출때문에 몇 번 방문을 했고, 다시 반납 독촉 문자에 시달리며 몇 번 방문을 했고, 실질적으로 이 곳에서 그 어떤 지식을 함양하는 행위를 위해 책상과 의자와 한 몸이 된 적은 없다.


그냥 오다가다 들렸을 뿐이다.


지난 화요일 그러니까 7월 4일.

일기예보를 보니 최고 기온은 35도를 육박할 것이라고 했다.

아침부터 내 방 창가는 이미 더위가 시작되었다.


집을 탈출해야만 했다.

바리바리 부랴부랴 짐을 싸서, 9시에 오픈하는 도서관에 가면 될 것 같았다.

물론 여행도 아닌데, 여행 수준의 무게의 배낭이 너무 토할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거의 9시 정각에 도서관에 도착을 했는데, 내 앞에 40명이 서있었다.

맛집인가? 명품관인가? 에어조던이라도 나온 것인가?


그냥 도서관 입장을 하려는 줄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 똑같다.

더우니까 그냥 너무 더우니까 공짜 무료 도서관을 찾는 것 뿐이다.


물줘, 에어컨틀어, 와이파이돼 이만한 공간은 잘 없으니까...


나도 겨우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자격증 공부를 하는 척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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