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그냥 백화점 명품관 입장을 위한 몸부림으로 생긴 용어다.
여러 용도로 쓰이지만, 이걸 도서관에서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시골에는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름을 딴 정약용 도서관이 있다.
신축이다. 규모도 훌륭하고, 내부시설도 완벽하다.
신축이니까...
이사오고나서 도서 대출때문에 몇 번 방문을 했고, 다시 반납 독촉 문자에 시달리며 몇 번 방문을 했고, 실질적으로 이 곳에서 그 어떤 지식을 함양하는 행위를 위해 책상과 의자와 한 몸이 된 적은 없다.
그냥 오다가다 들렸을 뿐이다.
지난 화요일 그러니까 7월 4일.
일기예보를 보니 최고 기온은 35도를 육박할 것이라고 했다.
아침부터 내 방 창가는 이미 더위가 시작되었다.
집을 탈출해야만 했다.
바리바리 부랴부랴 짐을 싸서, 9시에 오픈하는 도서관에 가면 될 것 같았다.
물론 여행도 아닌데, 여행 수준의 무게의 배낭이 너무 토할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거의 9시 정각에 도서관에 도착을 했는데, 내 앞에 40명이 서있었다.
맛집인가? 명품관인가? 에어조던이라도 나온 것인가?
그냥 도서관 입장을 하려는 줄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 똑같다.
더우니까 그냥 너무 더우니까 공짜 무료 도서관을 찾는 것 뿐이다.
물줘, 에어컨틀어, 와이파이돼 이만한 공간은 잘 없으니까...
나도 겨우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자격증 공부를 하는 척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