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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Apr 01. 2024

3개월의 직장생활리뷰

작년 12월 29일 자로 최종합격이 되어서 올해 1월 1일 자로 나름 취업을 했다. 

4대 보험의 혜택을 얼마 만에 누려보는지 모르겠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명절수당, 퇴직금 등등 내가 생각지 못한 수당들이 쏠쏠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실제로 지난 설연휴에는 급여의 60퍼센트를 명절수당으로 받았다.

이번 달도 원래 급여보다 쏠쏠하게 받았다.


문제는 이번 달 14일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깔끔하지 않은 업무처리가 문제였다.

지적이 시작되었다. 지적을 받고 수정을 하고 다시 지적을 받는 일이 반복되었다.

내가 반박할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내밀수 있는 카드는 그냥 억지와 감정 섞인 그만둔다는 말 뿐이었다. 


그만두면 3개월간 내가 경제적으로 누린 것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뿐이다.

거기에 이미 내지른 카드값, 집세, 생활비는 날 짓밟고 억누를 것이다.


내가 속한 곳은 관공서 산하기관이다. 전형적인 공무원의 스멜이 짙은 곳이다.

불평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냥 내가 느끼기에는 다소 답답한 이 조직에 내가 젖어들어야 할 일만 남았다. 튀어봤자 나만 불편해지고 더 나아가 불안해질 뿐이다.


그냥 무채색으로 지내면 그만인데, 나는 자꾸 내 본성을 내 색깔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날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나만 불편해질 뿐이다.

조직은 말 그대로 굳건하다. 그 굳건함이 특별하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내가 조직을 만들어서 이끌고 성장시킬 능력이 있으면 그때는 그래도 가능하다.

당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확실한 완벽한 대안이 있어서 그만두면 된다. 

현실은 없다.

다른 하나는 내가 그냥 이 조직에 적응하고 버티면 그만이다.

이것은 현실이다. 그리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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