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만둬? 부전자전”
엄마와 누나의 대화 속에서 엄마의 말투다.
그냥 좀 닥치고 얌전히 다니길 바라는 건 당연하다. 뭔가 레귤러 하게 꾸준히 다니는 모습을 좋아하지. 집에서 빈둥대면서 백수처럼 아니 백수 같은 모습을 보이는 자녀를 좋아하는 부모는 없다. 출근시간이 임박했는데, 내가 미동도 없으니 살며시 방에 들어와서는 “너 회사 안 가?”라고 묻는다.
“어! 안가.”
“으이그!”
엄마의 깊은 한숨이 귓가에 들린다. 수능 영어 듣기 평가는 그렇게 들리지 않더니, 엄마의 한숨은 왜 이렇게 잘 들리는 걸까?
그렇다 나는 올해 9월 말일자로 그만뒀다.
벌써 두 번째 퇴사다.
그리고 준비 없는 퇴사다.
첫 번째 퇴사는 젊었다. 그냥 건강했다.
지금은 늙었다. 그냥 아프다. 몸도 마음도.
엄마의 남편이었던 아빠는 프로퇴사러다.
직장은 그렇게 잘 들어가지만 그렇게 잘 그만둔다. 뭔가 답답한 것이 있었겠지.
엄마는 그런 아빠의 모습만은 닮지 않기를 바랐는데, 엄마의 눈에는 누가 봐도 내가 똑같이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니, 나온 한마디는
“부전자전”
-생략-
내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에게는 자식은 그냥 어린애다.
그게 사춘기 방황하는 청소년이건, 이삼십 대의 청춘이건, 그냥 중년으로 접어들건 말건 말이다.
늘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처럼 걱정 또 걱정이다. 한편으로는 부모만큼 아니 엄마만큼 생각해 주는 사람도 없다.